2025 인천음악창작소 음반제작지원사업 EP 선정작

록음악은 오랫동안 체제에 대한 저항이자 경계를 넘나드는 자기 표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장르적 진화가 정체되며 “록은 죽었다(Rock is dead)”는 선언이 회자될 정도로 새로운 혁신이 드물었다. 메탈 장르 또한 1990년대 중반 이후 ‘정통성’에 스스로를 가두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이후 Babymetal, Defheaven, Sleep Token 등의 등장을 기점으로 메탈은 다시금 다채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CASUALLY CONNECTED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인천 기반의 밴드로, Djent적 요소를 바탕으로 한 포스트 하드코어 사운드를 들려준다. math-rock 밴드 cotoba 출신의 박규선(드럼)과 유태민(베이스)이 구축한 정교한 리듬 라인 위에, 박현규(기타)의 육중한 기타톤과 김종호(보컬)의 폭넓은 감정선이 더해지며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이들의 음악은 여느 Djent 밴드들과 달리 불필요하게 현란하지 않다. 과도한 기술적 과시 대신 리스너가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밀도 높은 리듬과 서사’에 초점을 맞춘다. Vassline이나 Abyss가 기존 Djent 문법의 재현에 충실했다면, CASUALLY CONNECTED는 보다 모던하고 대중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EP [Away from]은 ‘나의 시선이 아닌 타자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주제를 중심으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 속에서 혼란스러운 인간의 내면을 그린다.
“Right and wrong blurs”, “Find myself unsure what to believe anymore”와 같은 가사는 옳고 그름의 경계가 모호해진 세상에서 스스로의 믿음을 되묻는 시선을 담고 있다.

곡 ‘Morpheus’와 ‘30’은 비교적 Djent의 정통 문법을 따른 곡들이며, ‘Primacy effect’는 2000년대 뉴메탈 밴드들의 감각을 재해석한 인트로와 리프가 인상적이다. 또한 ‘Tunnel vision’은 극단적인 저음 리프와 감성적인 멜로디를 조화시켜 보컬의 감정선을 극대화한다.
김종호의 보컬은 그로울링과 클린 톤을 유려하게 오가며, 악기들의 완급조절과 맞물려 드라마틱한 서사 구조를 완성한다. 전체적으로 [Away from]은 정통성과 실험성의 균형 속에서 CASUALLY CONNECTED만의 음악적 색채를 확고히 하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CASUALLY CONNECTED는 앞으로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메탈과 포스트 하드코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 나갈 예정이다.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