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포토에세이]...봄에 꽃들은 세 번씩 핀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41308021107854046a9e4dd7f220867377.jpg&nmt=30)
필 때 한 번 / 흩날릴 때 한 번 / 떨어져서 한 번
나뭇가지에서 한 번 / 허공에서 한 번 / 바닥에서 밑바닥에서도 한 번 더
봄 한 번에 나무들은 세 번씩 꽃핀다.
시인이 라디오 방송작가 시절 매일 원고를 쓰면서 진행자가 시도 한 편씩 낭독하게 했습니다. 이 시도 그 중 하나입니다. 생방송으로 시인이 보낸 원고는 꽃이 필 때 한 번과 지고나서 또 한 번, 이렇게 ‘두 번’ 피는 것으로 돼있었습니다. 방송이 나간 다음 날 시인이 길을 걷다가 바람에 휘날리는 벚꽃을 보면서 ‘아차!’ 싶었고 그래서 시는 나중에 ‘세 번’으로 완성됐습니다.
이맘때면 요즘 사람들은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을 가장 많이 떠올립니다. 실제로 가수 입장에서도 ‘연금’ 같은 곡이라고 뿌듯해합니다. 하지만 내 마음 속 이 계절의 노래는 박지윤의 《봄눈》입니다. 노래를 만든 루시드폴은 공중에 하얗게 날리는 벚꽃을 보면서 함박눈이 펑펑 내려 거리에 쌓인 것을 연상했던 것 같습니다.
벚꽃은 봄눈 되어 하얗게 덮인 거리 / 겨우내 움을 틔우듯 돋아난 사랑 /
손끝에 닿을 듯이 닿지 않던 그대는 /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인데 /
하루에도 몇 번을 내게 물어봐도 / 나는 믿고 있어 / 떨어지지 않는 시들지 않는 / 그대라는 꽃잎
벚꽃은 이렇게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감정을 느끼면서 각자의 서사를 떠오르게 합니다. 김경미 시인이 본 게 만약 개나리나 진달래였다면 시를 고칠 마음이 안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꽃이 나뭇가지에서 피었다가 바람에 흩날리는 찰나를 놓치지 않고 포착해서 귀엽고 앙증맞은 언어로 꽃피웠습니다. 꽃이 눈앞에서 하늘거리고 비처럼 허공에 휘날리는 벚꽃이 절정인 요즘, 슬픔 없이 봄을 음미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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