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일 시키는 법을 가르쳐야](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42108124509405046a9e4dd7f220867377.jpg&nmt=30)
이쯤 되면 학교교육도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학교는 민주시민을 키우고 산업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기본 틀 안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쪽으로 교육을 발전시켜왔습니다. 그런데 AI가 이 영역을 잠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키는 과제를 정해진 대로 수행하는 건 AI가 실수도 안 하고 효율적으로 더 잘 해냅니다.
그렇다면 교육은 ‘일하는 법’과 ‘일 시키는 법’을 함께 가르쳐야 합니다. 지시만 내리면 되는 왕이라고 해서 교육을 안 받는 게 아닙니다. 일을 제대로 시키는 법을 배우는데 주로 ‘제왕학’이라는 이름으로 훈련을 쌓습니다. 스스로 일을 하지 않더라도 무슨 일이 중요한지 판단하고, 누구에게 맡길지 정하고, 올라오는 보고의 진위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도 비슷합니다. 간신 같은 AI도 있고 그럴듯한 말로 눙치는 답을 내놓기도 하고 대충 얼버무리고 없는 사실을 지어내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 모든 걸 판단하고 AI의 특성을 가려 그에 맞는 일을 맡길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일을 시키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과제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해주는 법, 좋은 지시문을 작성하는 법, 도출된 결과를 검증하는 법 등등. 무엇보다 AI에 무슨 일을 맡기고 어느 단계에서 인간이 개입할지, 또 인간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판단하는 건 결국 배워야 하고 훈련이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달라지면 평가도 달라집니다. 결과물만 보고 점수를 매기면 학생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AI의 답변을 평가하게 됩니다. 학생이 어떤 질문을 했는지, 중간에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AI의 제안에서 무엇을 취하고 어떤 건 버렸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야 질문을 던지고 정의내리고 설계부터 답까지 감별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이건 대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전 단계의 교육과정에서도 똑같이 적용해야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게 생길 때마다 포털의 검색창 대신 AI에게 먼저 묻습니다. 숙제를 내주면 곧바로 AI에게 달려갑니다. 정답만 요구해서는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별로 없습니다. 정답보다 답에 이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일 잘하는 좋은 신하도 어렵지만 좋은 임금이 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정답을 빨리 찾는 능력이 아니라 AI를 효율적으로 부리고 함께 고민하며 마지막 판단과 결정은 스스로 내리도록 하는 교육을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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