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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상속포기, 상속 잘못 받으면 채무까지 떠안을 수 있어

김신 기자

입력 2026-05-27 09:00

법무법인 오현 김한솔 이혼전문변호사
법무법인 오현 김한솔 이혼전문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최근 가족이 사망한 이후 예상치 못한 채무가 발견되면서 한정승인과 상속포기 상담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부모나 배우자의 사망 이후 뒤늦게 대출·세금·보증채무가 확인되면서 상속인들이 법적 절차를 고민하는 사례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상속 안 받겠다고 하면 끝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절차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아버지가 사망한 뒤 자녀들이 별다른 재산이 없는 줄 알고 장례만 치렀다가, 이후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채무 독촉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자녀들은 뒤늦게 상속 문제를 알아보았지만, 이미 일부 예금을 인출하고 차량을 처분한 상태였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를 상속재산 처분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상속인들은 단순승인 위험에 놓이게 되었다.

반면 또 다른 사건에서는 사망 직후 재산과 채무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던 상속인들이 한정승인을 선택한 사례가 있었다. 이후 확인 결과 채무가 재산보다 많았지만, 법원은 한정승인 절차를 인정하였고 상속인들은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 이처럼 초기 대응에 따라 상속인의 책임 범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법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한정상속포기”는 실제로는 두 제도를 함께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는 상속 자체를 완전히 포기하는 ‘상속포기’, 다른 하나는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채무를 부담하는 ‘한정승인’이다. 두 절차 모두 민법에 규정되어 있으며, 상속인이 망인의 채무 문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대표적인 제도다.

상속포기는 말 그대로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처럼 되는 절차다. 즉 재산도 받지 않지만 채무도 승계하지 않는다. 반면 한정승인은 상속재산은 승계하되, 물려받은 재산 한도 내에서만 채무를 갚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상속재산이 5천만 원이고 채무가 1억 원이라면,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5천만 원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간이다. 상속인은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원칙적으로 3개월 이내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해야 한다. 이 기간을 넘기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망인의 채무까지 모두 승계할 위험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크게 실수하는 부분은 상속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행동이다. 예금 인출, 차량 매도, 부동산 정리 같은 행위는 상속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단순히 장례비를 마련하기 위해 계좌에서 돈을 인출했다가 문제가 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따라서 상속 문제는 재산을 함부로 정리하기 전에 먼저 법적 상태를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상속포기를 하면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채무가 넘어갈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녀 전원이 상속포기를 하면, 그 다음 순위인 부모나 형제자매에게 채무 부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족 전체가 함께 절차를 검토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실무에서는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재산조회 자료, 채무 내역, 금융거래 자료 등이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특히 사망 이후 언제 채무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되기도 한다. 일부 사건에서는 뒤늦게 채무를 알게 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 예외적으로 기간 연장이 인정된 사례도 있다.

한정승인과 상속포기 문제는 단순히 ‘재산을 받을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채무로부터 가족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이미 가족 사망 이후 채무 독촉을 받고 있거나 상속 문제를 고민 중이라면, 시간을 지체하기보다 현재 재산과 채무 상태를 먼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상속인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훨씬 커질 수 있다.

도움말 법무법인 오현 김한솔 이혼전문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bp_k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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