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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속 병든 단백질만 '쏙'…숙명여대 임준형 교수팀, 난치성 근육병 치료 새 길 열어

입력 2026-05-29 10:26

- E3 리가제 'KLHL41' 활용해 근육 세포 표적 효율성 높여
- AI로 근육 특화 단백질 분해 물질 발굴…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게재
- 서울대·강원대와 공동 연구 성과, "조직 선택적 표적 단백질 분해 확장 기대"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임준형 교수. (사진제공=숙명여대)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임준형 교수. (사진제공=숙명여대)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근육 세포 속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특정 단백질만 족집게처럼 골라 제거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근감소증 등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난치성 근육질환 치료에 청신호가 켜졌다.

숙명여자대학교(총장 문시연) 생명시스템학부 임준형 교수 연구팀은 근육 세포 내 표적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새로운 분자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활동을 임시로 억제하는 것을 넘어, 아예 단백질 자체를 분해해 없애는 '표적 단백질 분해(PROTAC·프로탁)' 기술이 차세대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포 내에 존재하는 자체 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이용해 원인 단백질을 청소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약물로는 조절하기 어려웠던 단백질까지 치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기존에 개발된 대부분의 프로탁 기술은 몸 전체에 넓게 퍼져 있는 단백질 분해 유도 효소(E3 리가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원하는 특정 장기나 조직에서만 단백질을 없애도록 조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임 교수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근육 세포에 유독 많이 존재하는 'KLHL41'이라는 효소에 주목했다. 그동안 이 효소는 단백질의 결정구조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결합 물질을 찾기 어려웠고, 신약 개발용 효소로 활용된 적도 없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가상 스크리닝과 화학생물학적 분석을 통해 이 효소와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리간드)을 찾아냈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근육 세포 안에서만 표적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탁 분자를 새롭게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진행된 세포 및 동물 실험에서도 근육에만 선택적으로 단백질 분해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실증했다.
연구 개요 이미지. (사진제공=숙명여대)
연구 개요 이미지. (사진제공=숙명여대)
임준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지의 영역이었던 KLHL41을 활용해 근육 특화 단백질 분해제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준 성과"라며, "앞으로 근육 질환 치료제 개발은 물론, 특정 조직만을 겨냥하는 단백질 분해 기술을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강원대학교 박종민 교수, 서울대학교 이주용·박한검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2026년 5월호에 게재됐다.

bjle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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