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을 옹호하고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국민을 압박했던 세력이 표를 구걸하며 민주주의를 외치는 무대로 돌아오는 모습은 기괴했습니다.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어른들이 이끄는 세상이 맞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반대편에 있는 세력도 한심하기는 별 차이 없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는 아쉽고 허탈합니다.
투표율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을 만큼 선거 참여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내란을 종식하고 더 나은 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12.3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가 대구시장으로 당선되고 전 정부 때 방송위원장을 지낸 자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는 모습을 보면서 착잡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우리 사회 공동체의 선택이니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그만큼 많은 것으로 받아들여야겠지요.
여당은 이겼는데 진 것 같고 야당은 졌지만 이긴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민주주의는 단 한 번의 선거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선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된 게 아닙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웃 시민들과 ‘시대정신과 과제, 우리 사회 비전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나눠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려면 알아야겠지요. 세계 정세도, 국가간 역학관계도, 세계가 돌아가는 방향도 우리의 비전도.
사람과 사회집단을 연구한 ‘30%의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세상에는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기꺼이 타인과 협력할 준비가 된 30%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상황에서도 악다구니를 쓰면서 자기 잇속만 먼저 챙기는 30%의 사람도 있습니다. 이타적 행동의 미담으로 세상이 따뜻해 보이다가도 냉혈한과 사기꾼 소식에 인간에 대한 정이 떨어지는 건 이 때문입니다.
양극단의 30% 사이에서 상황에 따라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40%가 있습니다. 이들은 평소에는 타인과 협력하면서 어울려 살다가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되면 분위기에 휩쓸려서 이기적인 행동을 마다하지 않는 우리의 평범한 모습입니다. 세상이 좀 더 함께 살 만해지려면 바로 이들 40%를 이기적인 행동보다는 이타적인 행동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결국 원래 이타적인 30%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휩쓸리는 40%까지 기꺼이 이타적인 행동에 동참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거기에 자기 평판을 염두에 둬야 하는 사회를 만들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잇속만 챙기는 30%까지 본색을 숨기고 이타적인 행동에 동참하게 됩니다. 여기서 ‘이타적’ ‘이기적’은 정치판(선거판)에서 확고한 부동층으로 바꿔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