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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선거가 끝나고

이순곤 기자

입력 2026-06-09 08:06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어처구니없게도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재투표를 한다고 해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찌됐든 제 9회 전국 지방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내란을 옹호하고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국민을 압박했던 세력이 표를 구걸하며 민주주의를 외치는 무대로 돌아오는 모습은 기괴했습니다.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어른들이 이끄는 세상이 맞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반대편에 있는 세력도 한심하기는 별 차이 없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는 아쉽고 허탈합니다.

투표율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을 만큼 선거 참여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내란을 종식하고 더 나은 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12.3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가 대구시장으로 당선되고 전 정부 때 방송위원장을 지낸 자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는 모습을 보면서 착잡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우리 사회 공동체의 선택이니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그만큼 많은 것으로 받아들여야겠지요.

여당은 이겼는데 진 것 같고 야당은 졌지만 이긴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민주주의는 단 한 번의 선거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선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된 게 아닙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웃 시민들과 ‘시대정신과 과제, 우리 사회 비전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나눠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려면 알아야겠지요. 세계 정세도, 국가간 역학관계도, 세계가 돌아가는 방향도 우리의 비전도.

사람과 사회집단을 연구한 ‘30%의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세상에는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기꺼이 타인과 협력할 준비가 된 30%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상황에서도 악다구니를 쓰면서 자기 잇속만 먼저 챙기는 30%의 사람도 있습니다. 이타적 행동의 미담으로 세상이 따뜻해 보이다가도 냉혈한과 사기꾼 소식에 인간에 대한 정이 떨어지는 건 이 때문입니다.

양극단의 30% 사이에서 상황에 따라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40%가 있습니다. 이들은 평소에는 타인과 협력하면서 어울려 살다가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되면 분위기에 휩쓸려서 이기적인 행동을 마다하지 않는 우리의 평범한 모습입니다. 세상이 좀 더 함께 살 만해지려면 바로 이들 40%를 이기적인 행동보다는 이타적인 행동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결국 원래 이타적인 30%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휩쓸리는 40%까지 기꺼이 이타적인 행동에 동참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거기에 자기 평판을 염두에 둬야 하는 사회를 만들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잇속만 챙기는 30%까지 본색을 숨기고 이타적인 행동에 동참하게 됩니다. 여기서 ‘이타적’ ‘이기적’은 정치판(선거판)에서 확고한 부동층으로 바꿔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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