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포토에세이]...나는 지금 인생의 내리막을 걷고 있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62209102700048046a9e4dd7f220867377.jpg&nmt=30)
어제(21일)는 하지였습니다. 24절기 중 10번째 절기로 1년 가운데 낮이 가장 긴 날입니다. 지구의 자전축이 90도로 꼿꼿이 서 있다면 이런 일이 안 생겼겠지만 23.5도 기울어진 상태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바람에 우리가 사는 북반구에선 하지에 태양고도가 가장 높아집니다. 그래서 하루 중 해가 가장 오랫동안 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지가 일년 중 제일 더운 날은 아닙니다. 하지는 여름 한복판으로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이제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몰려올 테지만 이 날을 기점으로 낮의 길이는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합니다. 바꿔 말하면 밤의 길이는 조금씩 길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자연의 오묘한 법칙을 깨닫습니다. 날씨와 계절은 한여름의 뜨거운 절정을 향해 달려가지만 동시에 한편에선 다음 계절을 향해 준비를 이미 시작했습니다. 결국 하지는 한 해의 정오이자 정점이지만 이때부터 내리막도 같이 시작됩니다. 자연이라는 순환의 톱니바퀴가 돌면서 시간은 정점에 결코 오래 머무르지 않습니다. 가장 높이 올라간 순간 이미 아래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인간은 정상의 자리에 있으면 자리를 움켜쥐고 내려가지 않으려고 욕심을 부립니다. 세상 모든 일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인데 인간은 그 사실을 자주 잊어버립니다. 가득 차면 다시 비우는 자연의 지혜를 배우지 못하고 집착과 탐욕으로 스스로의 삶을 망가뜨리기도 합니다.
이제 나는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이라는 큰 프레임에서 보면 나의 내리막은 다음 세대의 오르막을 뜻하기도 합니다. 살면서 내려가야 할 때를 알고 그때를 대비하며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할 텐데 왜 깨달음은 항상 한발 늦게 오는지요.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