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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모, 왕의 모자에서 오늘의 자존감으로...박물관을 나와 세계인의 머리 위에

김민혁 기자

입력 2026-07-29 10:57

사진제공=금보성아트센터
사진제공=금보성아트센터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왕이 쓰던 모자를 오늘의 사람이 쓴다면 어떨까.

익선관의 상징적 조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개량 익선모’는 단순히 전통 복식을 흉내 낸 모자가 아니다. 한국의 역사와 품격을 일상의 패션으로 옮기고, 쓰는 사람 스스로에게 당당함을 더하는 새로운 문화상품을 지향한다.

전통 익선관은 조선시대 왕의 관모로, 그 자체가 왕의 권위와 책임을 상징했다. 그러나 오늘날 왕은 궁궐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이다. 개량 익선모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여기에서 시작한다.

“오늘, 내가 내 삶의 왕이다.”

익선관 특유의 두 날개와 위로 솟은 실루엣은 살리되, 현대인이 거리와 여행지, 축제와 공연장에서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도록 모자의 기능성을 결합한다. 챙을 더해 햇빛을 가리고, 무게와 착용감을 개선하며, 전통의 위엄을 현대 패션의 감각으로 바꾸는 것이다. 한복을 입어야만 어울리는 전통 관모가 아니라 티셔츠와 재킷, 청바지에도 착용할 수 있는 K-헤리티지 패션으로 확장할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왕처럼 보이는 모자’가 아니라 ‘나를 당당하게 만드는 모자’라는 점이다. 익선모를 쓰는 순간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드는 경험, 사진 한 장을 찍더라도 평소와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을 제품의 가치로 만드는 것이다.

해외시장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가능성이 있다. 한글과 한복, 궁궐 등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익선모는 보는 전통문화에서 직접 쓰고 경험하는 한국문화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에게는 특별한 기념품이 되고, 해외에서는 K-패션과 공연, 축제, 콘텐츠를 연결하는 강렬한 시각적 아이콘이 될 수 있다.

이번 1박의 짧은 해외시장 확장을 위한 출국과 귀국은 단순한 상품 판매를 위한 이동이 아니라, 익선모가 한국 안에서만 통하는 디자인인지 세계에서도 하나의 패션 언어가 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출발점이다.

궁궐에 보관된 익선관은 역사가 된다. 현대인이 쓰는 익선모는 문화가 된다.

왕의 권위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왕이 지녔던 당당함을 오늘의 사람에게 돌려주는 것.

개량 익선모가 세계시장에 던질 메시지는 의외로 간결하다.

“왕은 지나갔지만, 당신의 삶에는 당신이 왕이다.”

익선모가 한국의 오래된 상징을 넘어 현대인의 자존감과 한국적 정체성을 머리 위에 쓰는 새로운 K-패션 아이콘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bp_kmh@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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