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장해도 법인세는 국세로 귀속돼
GRDP 증가해도 경기도 세입 연결은 한계
보통교부세 못 받고 상생발전기금은 부담
추 지사 “비용 있는 곳에 재원 따라야” 강조

추 지사는 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경기도 부자 착시현상의 원인, 이중 모순에 갇힌 경기도 재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경기도의 반도체 기업이 벌어 들이는 소득으로 GRDP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도 경기도 세입은 한 푼도 늘지 않는다”며 “진짜 빈껍데기 부자이자 외화내빈”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도가 기업과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기반시설과 행정비용을 부담하지만 그 성과로 발생한 세수와 지방교부세 혜택에서는 소외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산업 성장 성과, 경기도 세입으로 연결 안 돼”
추 지사는 글에서 대한민국 산업이 성장해 기업 이익과 법인세 등 국가 세수가 늘어나면 내국세의 19.24%가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편성된다고 설명했다.
내국세가 10조원 늘면 약 1조9000억원, 20조원 증가하면 약 3조8000억원의 지방교부세 재원이 추가로 마련된다는 것이다.
전체 보통교부세 규모는 한 해 약 66조원에 달하지만 경기도는 재정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로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로 분류돼 해당 재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추 지사의 주장이다.
문제는 경기도의 GRDP와 기업 실적이 늘어나더라도 그 성과가 도세 증가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기도에 본사나 공장을 둔 반도체 기업이 성장해 법인세가 늘면 세수는 우선 국세로 귀속되고 이를 바탕으로 증가한 지방교부세도 경기도에는 배분되지 않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추 지사는 “경기도에서 산업을 키우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반시설도 만들지만 기업이 성장해 늘어난 세수는 경기도에 돌아오지 않는다”며 “그 세수로 늘어난 보통교부세 증가분의 혜택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소방·교통·환경 비용은 경기도가 부담
추 지사는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경기도 재정 부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지난달 기준 전국 시·도 소방공무원 정원 약 6만7000명 가운데 경기도 소방인력은 약 1만1000명으로, 전국의 17%가량을 차지해 경기도가 부담해야 하는 소방 인건비도 1조원을 웃돈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다른 지방정부는 보통교부세를 통해 부족한 재정의 일부를 보전받을 수 있지만 경기도는 교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소방안전교부세 등을 지원받고 있지만 경기도에 배분되는 재원은 약 800억원으로, 전체 소방 인건비 부담과 비교하면 크게 부족하다고 추 지사는 주장했다.
반면 경기도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지역상생발전기금으로 약 4000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추 지사는 “다른 지방정부는 교부세로 부족한 재정을 메울 수 있지만 경기도는 제외돼 왔다”며 “소방 인건비를 지방정부가 부담하더라도 보통교부세를 받는 지역은 부족분을 일정 부분 보전받지만 경기도에는 채무가 쌓이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경기도에는 용인·평택·이천·화성 등을 중심으로 국가 첨단산업과 반도체 생산시설이 집중돼 있다.
그러나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면 도로와 철도, 용수 등 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하고 교통·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산업시설과 인구가 증가하면서 화재·구조·구급 수요가 확대되고 소방·안전 분야의 지출 역시 커진다.
기업과 산업이 성장할수록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도 함께 늘지만, 현재 세입 구조로는 이를 충분히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추 지사의 문제의식이다.
추 지사는 “아무리 산업 기반을 닦고 일자리를 만드는 노력을 해도 부담과 빚이 늘어나는 이중 모순에 경기도가 놓여 있다”며 “경기도가 특별히 더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달라진 산업구조와 인구구조, 지방정부의 역할을 지방재정제도에 반영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득세 의존 벗어나 광역사무 재원 인정해야”
추 지사는 경기도의 주요 세원이 여전히 부동산 거래에 따라 크게 변동하는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기업 유치와 산업 육성에 따른 성과가 도 재정으로 직접 환류되지 않는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세입이 급감하고 필수 행정서비스와 민생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재원도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늘리고 산업 기반을 닦았어도 경기도의 주요 세원은 여전히 부동산 거래에 좌우되는 취득세”라며 “취득세와 담배소비세를 늘리기 위해 계속 그린벨트를 허물고 땅을 팔거나 담배 소비가 늘어나기만 바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산업구조와 인구구조, 지방정부가 감당해야 할 역할은 완전히 달라졌지만 지방재정제도는 과거의 기준에 머물러 있다”며 “부담이 있는 곳에 재원이 따라가도록 현실에 맞게 지방재정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추 지사는 무엇보다 산업·교통·환경·소방 등 광역 지방사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이에 상응하는 세원과 재정 배분 구조를 제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