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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세계 상위 0.1% 탄소 배출량, 하위 44%보다 많아"

입력 2026-10-27 09:38

COP31 앞두고 기후 불평등 보고서 발표

옥스팜 "세계 상위 0.1% 탄소 배출량, 하위 44%보다 많아"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전 세계 최상위 0.1%에 해당하는 초부유층 약 800만 명이 인류 하위 44%인 35억 명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초부유층 한 사람이 극심한 폭염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인류 하위 50%에 속한 개인보다 약 400배 큰 것으로 추산됐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다음 달 9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앞두고 발표한 '재난의 격차: 기후위기는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소수를 더 부유하게 만드는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상위 0.1%의 탄소 배출량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인구 약 13억 명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최상위 1% 부유층은 1990년 이후 발생한 전 세계 온난화의 약 20%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옥스팜은 상위 1%가 1년간 배출한 탄소로 인해 향후 발생할 폭염 관련 초과 사망자가 약 19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78%는 저소득국과 중하위 소득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국가들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다.

경제적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상위 1%의 탄소 배출로 2050년까지 약 53조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기후위기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인구는 같은 기간 최대 10억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옥스팜은 기후 재난이 일부 기업과 투자자에게 수익 창출 기회가 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난 유발과 복구 과정에서 수익을 얻는 기업 217곳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뱅가드가 이들 기업의 92%에 투자하고 있으며 두 회사의 투자 규모는 합계 1조 달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재난의 피해는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가 컸다. 옥스팜이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불평등 수준이 높은 국가의 홍수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7배 높았다. 부유층은 보험과 안전한 거주지를 통해 재난에 대비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은 주거지와 농작물, 생계 기반을 잃을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다는 설명이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데 가장 책임이 적은 사람들이 집과 농작물, 나아가 생명까지 잃고 있다"고 말했다.

옥스팜은 COP31에 참석하는 각국 정부에 초부유층의 탄소 배출 억제와 고탄소 사치재 과세, 기후변화 적응 재원 확대 등을 촉구했다. 소득·자산 불평등 완화와 식량 시스템 개선, 재난 복구 과정의 과도한 이윤 추구를 제한하는 정책도 제안했다.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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