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20.05.26(화)

유학생 집중 거주, 정순균 강남구청장 “제주 확진자 모녀 선의의 피해자” 발언 누리꾼 분노

승인 2020-03-27 23:28:32

코로나 모녀 제주 방문 두둔한 정순균 강남구청장에 누리꾼 불만 폭주

원희룡 제주도지사 “해외여행 이력 있으면 제주 오지 마라”

코로나 모녀 다녀간 제주 표선 일대 상권 초토화… 모녀에 1억 이상 손배 청구

강남3구 미국 유학생 집중 거주… 대거 귀국 후 확진자 증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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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2명이 발생한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구청에서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욘드포스트 김진환 기자]
정순균 강남구청장 제주 여행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강남구 거주 모녀에 대해 두둔하는 발언을 놓고 피해를 본 제주도민들과 누리꾼들이 분노했다.

정 구청장은 27일 강남구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귀국 후 제주 여행을 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강남구 거주 모녀에 대해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며 “제주도민께서 입은 피해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이들도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다"라고 말했다.

미국 소재 대학 유학생인 A(19) 씨는 지난 15일 귀국 후 20일부터 4박5일간 제주 여행을 한 뒤 서울 강남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 어머니 B씨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 구청장은 "유학생 A씨는 지난해 9월 미국 보스턴 소재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강도 높은 수업 스케줄 등 학교생활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기분 전환을 위해 당초 21일부터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항공편이 취소되자 지난 20일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다"며 “여행 출발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지정된 자가 격리 대상자도 아니었고, 특별한 증상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발 당일 저녁 아주 미약한 인후통 증상만 나타나 여행 활동에 지장이 없었고, 자신 또한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주에 숙소를 정하고 이틀 동안 별 탈 없이 여행했고 22일 오전 숙소 옆 병원에 간 것은 동행한 어머니의 위경련 증세가 있어 이를 치료하기 위한 것이었다. 유학생 딸은 어머니를 따라가 전날부터 발생한 코막힘 증세를 치료했는데, 평소 알레르기 비염을 기저질환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A씨에게 코로나19 증상인 미각과 후각 이상 증세가 나타난 것은 여행 마지막 날인 24일부터였다. A씨는 이날 오후 서울 도착 직후 강남구 선별 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았고 어머니 B씨는 26일 확진자 판정을 받았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귀국 후 자체격리도 없이 바람이나 쐬러 제주 여행을 했다는 점에서 이 모녀에 대한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는 이 모녀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제주도는 제주 지역에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이 모녀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도는 14일간 자가격리의 정부 지침을 무시한 점과 현재 접촉자 38명이 자가격리 중인 점 등을 고려 이 모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카드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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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가 26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코로나19 대응방역상황 브리핑 후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희룡 지사는 이 모녀 확진자 사건 자체 브리핑에서 “제주는 피난처가 아닙니다. 이기적인 자기 즐기기 엔조이 여행을 하는 이러한 관광객은 필요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 사람은 잠복기 기간 동안 제주도에 오지 마십시오. 오면 강제 격리시키겠습니다. 무슨 날벼락입니까. 14일을 못 참습니까?”라며 격노했다.
이어 “방역비용을 사용한 제주도, 영업장 폐쇄로 인한 피해 업주, 이 모녀 접촉으로 인한 자가격리 받은 도민 등을 원고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며 “대략적인 손해배상 청구액은 1억원이 훌쩍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런 제주도의 조치에 대해 “치료에 전념해야 할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있다”라며 “물론 제주도의 고충과 제주도민께서 입은 피해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이들도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다”라고 두둔했다.

또 “미국 유학생 확진자를 역학조사 해보면 실제로 많은 젊은 유학생들이 크게 경각심과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 못 하고 있다”며 “이들 모녀도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이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서 이같은 상황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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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균 강남구청장 페이스북에는 정 구청장의 발언을 비난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사진=정순균 구청장 페이스북 캡쳐

정 구청장의 감싸기 발언 이후 누리꾼들은 크게 분노했다.

지난 2019년 10월 11일 마지막으로 작성된 정 구청장의 페이스북에는 “강남 대단하다.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거리두기를 요청하는데 모녀 감싸주기를 자청하다니. 아무리 구민이라도 아닌건 아니지” “민주당 손절해야 겠네요. 열심히 일하는 질본 고생하는 국민들 다 농락한거에요” “정무감각이 개판” “혹시 확진자가 가족? 친척?” “하와이 가서 확진됐으면, 그 나라에는 미안함이 없답니까. 와 진짜 무슨 신박함” “강남구청이 언제부터 변호사 로펌이 되었는지요” 등 정 구청장의 모자 감싸기 발언을 비난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단순히 누리꾼들의 댓글 분풀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실제 제주 표선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진자 표선 왔다 갔다네요. 당분간 저희 가게도 문을 닫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모녀가 숙박한 리조트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에도 지역 전체 상권이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한편 정 구청장의 이번 발언은 수천명의 미국 유학생이 귀국을 서두를 것으로 보이며 이들 상당수가 강남, 서초, 송파구에 거주하는 현실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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