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4(화)

LG화학 전지부분 물적분할 예고…배터리보고 투자한 주주들 '우려'
IPO 과정에서 주식가치 희석…주주들, LG전지로 이동?
LG전지, IPO 대규모 자금조달 통해 장기적 사업 확장 유리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LG화학이 배터리부문을 분사하기로 하면서,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LG화학의 전지부문 분사가 자금조달 등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LG화학은 전날보다 5.3%떨어진 68만7000원에 마감됐다. 이날도 오전 9시50분 현재 전날보다 2.62%빠진 66만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하락의 배경은 배터리부문의 높은 성장 전망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이 분사 소식이 나오자 주식을 팔았기 때문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 분사를 막아달라는 청원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물적분할 이후 배터리부문의 지분을 일부 매각해 투자·연구개발 자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이날 주가하락에 대해 ”LG화학의 주가가 배터리부문의 사업가치를 반영해 상승했기 때문에 분사된 배터리 부문의 사업가치가 현재주가에 반영된 수준보다 높을 것인가 하는우려가 나온다“며 ”배터리 부문이 따로 상장된다면 투자자들이 모회사인 LG화학 주식을 팔고 배터리 주식을 사면서 LG화학 주식이 하락하지 않을까 하는 시각도 있다“고 분석했다.

물적 분할은 기존 회사가 신설법인의 100%의 지분을 소유하는 형태지만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존 LG화학 주주들은 신설회사 주식을 받지 못하는 구조다. 오히려 신설회사가 IPO 과정에서 신주를 대거 발행하면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업계에서는 LG화학의 자금조달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물적 분할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등과 배터리 경쟁이 심화되면서 벌어질 치킨게임에 대비하기 위해서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2018~2019년 연평균 설비투자는 5조4000억원으로, 2015~2017년 평균 1조8000억원 대비 콘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석유화학부문 1조8000억원, 전지부분 투자 3조원 등 6조원을 상회하는 설비투자가 예상된다.

LG화학은 2023년까지 미국 GM과 합작으로 미국에 배터리공장을 지을 예정으로 향후 5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상장시 최대 10조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주가하락과 관련 분할 소식이 주가하락으로 이어진 배경은 시장이 분할 이후 전지부문의 기업공개(IPO)까지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상장이 이뤄진다면 LG전지(가칭)에 대한 LG화학의 지분은 축소되고, LG전지에 직접 투자도 가능해 진다”고 했다.

앞서 LG화학은 이날 긴급이사회를 열고 전지부문 사업부의 분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연말쯤 될 것으로 보이며, 분사 후 LG화학 전지부문은 LG화학의 100%자회사가 되고,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LG의 손자회사가 된다.

news@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