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05(일)
사진=법무법인 동광 최민형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동광 최민형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사실혼은 법률혼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는 한편, 단순 동거관계와도 대비된다. 대개의 사실혼 관계는 여러가지 사유로 발생하는데 특히 오늘날에는 연인들이 동거한 이후 결혼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이러한 사실혼 관계에 대해, 실질적으로 법률혼 관계와 같아 법률혼 관계에서 부부 일방이 상대방에게 주장할 수 있는 권리 및 의무가 사실혼에도 적용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이 실무상 문제 되는 경우는 의외로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혼인 생활에서 형성된 부부의 재산을 나누는 청산적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실질적인 부부관계라고 볼 수 있는 사실혼 관계 해소에서 문제가 된다. 물론 일반 연인관계 및 동거 관계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사실혼 관계의 개념 설정이 필요한데, 이에 대해 법무법인 동광 최민형 변호사는 “법원은 사실혼을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고 사회적으로 정당시 되는 실질적인 혼인생활을 공공연하게 영위하고 있으면서도 그 형식적 요건인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으론 부부로 인정되지 않는 남녀의 결합 관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립요건으로는 주관적으로 당사자 사이에 합치된 혼인 의사의 존재, 객관적으로는 사회 관념상 가족 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 만한 혼인 생활 실체의 존재를 들고 있다. 여기서, 혼인 의사라는 주관적 개념은 해석의 여지가 많은데 법원은 ‘혼인의 의사를 사회적·실질적으로 부부로서의 공동생활을 영위할 의사’로서, ‘남녀가 영속적으로 결합하여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한편, 혼인이라는 사회적 제도에 따른 제도적 효과 즉 권리와 의무를 취득하겠다는 의사’라고 구체화하기도 하였으나 이 역시 추상적인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객관적 요건의 충족 여부를 통해 사실혼 관계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그 기준으로는 결혼식 또는 상견례를 하였는지 여부, 패물을 교환하였는지 여부, 동거 기간, 서로에 대한 호칭, 부부동반모임 등 주변인들에게 부부로 인정받았는지의 여부 등이 판단 근거로 꼽히고 있다.

최민형 변호사는 “특히, 사실혼은 법률적인 부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소송 과정에서 이혼이라는 신분 관계 해소는 쟁점이 될 여지가 없으며, 당사자 일방의 파기로 공동생활의 실체가 없어진다면 해소될 수 있다”고 말하며 “그러나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특히 위자료 청구)에서 상대방에 대하여 관계 파탄 및 해소에 대한 유책성을 주장해야 하는 것은 재판상 이혼과도 같다. 만약 사실혼 해소의 사유가 상대방의 부정행위(불륜 등)라면 상간자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과 관련하여 결혼식과 혼인신고를 하기 이전에 미리 부동산을 취득하고 동거를 시작한 예비 신혼부부가 헤어지는 과정에서 법적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는 사실혼 관계 중 취득한 부동산이 부부공동재산으로 인정된다면 분할 대상인데 한동안 지속되었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분할재산 규모가 급격히 상승한 영향도 적잖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 변호사는 “이 경우 부동산 매입 자금을 부담한 일방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사실혼 관계가 아닌 단순 연인 및 동거 관계라고 주장할 것이나 자금을 부담하지 않는 일방은 사실혼 관계라며 부동산을 분할재산에 포함할 전략을 취할 것이다”고 밝혔다.

최민형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의 양 당사자가 타협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극한 갈등 관계라면 법원의 판결을 통해 재산분할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하지만 저의 실무상 경험으로는 쌍방의 양보 및 타협을 통한 조정 방식으로 재산분할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법원 역시 소송을 조정으로 회부하고 사회적 경륜이 많은 조정위원을 통해 양 당사자들의 양보를 도출하고 원만히 합의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노력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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