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14(일)
실물경제 혹한기, 금융시장 미풍…섣부른 낙관보다 냉철 판단
[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지난해 세계경제는 급등하는 물가로 통화당국의 대응이 본격화(금리인상)하면서 자산가격 조정 뿐 아니라 부채 구조조정 이슈까지 불거졌다. 또 글로벌 경기침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까지 형성되었다.

한국은 리오프닝 효과 소멸 속에 고물가·고금리 여파, 경제심리 위축, 글로벌 수요 부진 등에 따른 수출 환경 악화 등으로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특히 통화긴축에 따른 금융충격에 이어 실물 충격까지 가세하며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실물부문과 다소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과 물가지표에 고무되며 연준의 긴축 기조 완화 및 연중 인하 가능성까지 기대하며 들뜬 모습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완중 연구위원은 ‘이미 알려진 위험은 위험이 아닐까?’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최근 일각에서는 2월초 연준의 금리 인상이 25bp에 그치고 추가 인상도 25bp 내외에 그치며 조만간 종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1월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일단락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섣부른 낙관론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한 해 연준이 425bp에 달하는 기록적인 금리인상 단행에 따른 충격이 실물경제에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은데다 리오프닝 특수 소멸과 고비용 구조 전환에 따른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주요국 경제 동반 부진 가능성, 러·우 전쟁 장기화, 공급망 재편에 따른 고물가 압력, 부동산 침체 및 감염병 상황 불확실성 등에 기반한 중국의 성장 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국내적으로는 실물경제 위축, 자영업자 및 한계기업부실 위험 증대, 가계부채 및 부동산 금융 부실 등 과도한 레버리지 활용에 대한 청구서가 도래하는 등 역대 어느 때보다 복합요인들에 당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연준은 과거 섣부른 정책 전환이 인플레이션 고통을 장기화시켰던 사례와 작년 초 정책 오판 등을 근거로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다 하더라도 단기간 내 정책기조 전환을 하지 않을 것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제 둔화는 차치하더라도 국내 부문의 위기발생 가능성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지만 지나친 우려로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위기를 자초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보고서는 작년 6월만 해도 국내 금융불안을 야기하는 대표 요인으로 ① 원자재가 상승 및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 ②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③러·우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순이었던 반면 올들어서는 ① 가계의 높은 부채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 ② 기업 자금조달 여건 악화 및 부실위험 증가 ③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및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 순으로 바뀌었다.

김 연구위원은 “작년에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대외적/통제 불가능한 변수였던 반면 올해는 정책당국과 시장이 합을 맞추면 나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대내적/관리 가능한 위험으로 우선순위가 변화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위기의 속성이 대내적이고 관리 가능한 위험이라 대응방안이 쉽게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 오판하기 쉽겠지만 현재 대두되고 있는 구조적 위험요인들은 수십 년간 임시방편 대책들로 문제를 키워왔던 것들이라는 점에서 단기 대응책만으로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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