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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단위까지 들여다본다"…가톨릭중앙의료원, 한국인 디지털 분자지도 프로젝트 국책과제 선정

김선영 기자 글로벌대학팀

입력 2025-05-07 10:12

한국인 생체분자 참조 분자데이터 지도 구축 [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한국인 생체분자 참조 분자데이터 지도 구축 [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글로벌대학팀 김선영 기자] 한국인의 인체 장기를 세포 단위까지 정밀하게 분석해 디지털로 기록하는 '생체 분자지도'가 구축된다. 이를 통해 한국인 고유의 유전 정보와 생물학적 특성을 규명하고, 향후 정밀의학 발전의 핵심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초정밀의학사업단 정연준 교수 연구팀이 한국연구재단의 국책사업인 ‘한국인 디지털 분자지도 프로젝트’의 심장 특화 과제에 선정됐다. 정 교수 외에도 의과대학 이혜옥 교수, 김인범 교수, 정승현 교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김민식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정인경 교수가 공동 연구에 참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약 5년 반 동안 총 97억 5천만 원이 투입되는 대형 연구사업이다. 한국인 인체의 다양한 정상 장기를 세포 수준으로 분석하고 디지털로 저장해 공개 데이터로 구축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주요 연구 대상은 심장을 포함한 뇌, 폐, 골격근, 신장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5개 장기다.

사람의 몸은 약 37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세포는 고유한 유전자와 기능을 지닌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세포들을 유전체, 전사체, 후성유전체, 단백체, 공간전사체 등 다섯 가지 생명 정보 기준으로 정밀 분석해, 세포 간의 구조와 기능, 유전자 발현의 위치까지 종합적으로 기록한다.

중점 연구 대상인 ‘심장’의 경우, 세포 단위로 나눈 데이터를 기반으로 3차원 디지털 분자지도로 구현된다. 위성지도를 확대해 도시와 건물의 구조를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듯, 심장 조직도 세포별 구조와 유전자 활동, 단백질 생성 여부까지 연결해 시각화하는 방식이다.

정상 장기의 생체 정보는 질병 연구에서 기준 역할을 한다. 그간 국내에서는 주로 미국이나 유럽의 데이터를 활용해 왔고, 자체 데이터 역시 기관마다 분산되어 일관성이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의 생체 정보를 표준화하고, 정밀의학 연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정연준 교수는 “이번 과제는 단순한 데이터 수집이 아니라 하나의 조직에서 생명현상의 핵심 정보를 모두 연결해 수집하는 최초의 시도”라며, “특히 노화나 만성질환, 난치성 질환과 관련된 장기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지는 만큼, 치료법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데이터를 국제 학술계에서 통용되는 표준에 맞춰 구축해 세계 연구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데이터는 국가 바이오데이터 통합 플랫폼인 K-BDS(Korea BioData Station)를 통해 공개되며, 국내외 연구자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한국은 기존의 바이오데이터 수입국에서 글로벌 연구 자원을 제공하는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의 연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진행되며, 초정밀의학사업단은 인체조직 기반 생명정보 분석과 정밀의학 분야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과제 수행에 나서고 있다. 정 교수는 “기초의학 연구 환경과 공동연구 체계가 이번 선정의 밑거름이 됐다”며, “앞으로도 바이오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글로벌대학팀 globalu@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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