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지로는 해방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형성된 도시공업 단지이다. 누군가에게는 노동의 터전이지만 동시에 색다름을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인증하고 싶은 ‘역설의 장소’가 되었다. 또한 철을 가공하여 쓸모 있는 물건을 만들고 예술작품을 만들 듯 거친 것을 연마하기 위해 들이는 모든 시간과 노력은 모두 ‘철의 시간’이 된다.
전시장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작품은 김준의 ‘다른 시간, 다른 균형’이다. 2016년 을지로 작업실에 머물던 시기부터 채집해 온 다양한 시간대의 사운드와 이미지를 관찰·탐구하고, 채집한 결과물을 아카이브 형태로 재구성하여 을지로의 에너지를 소리를 통해 전달한다.
이어 연결된 공간에는 운동기구처럼 보이는 여러 사물들이 힘에 반응하며 균형을 시도한 전장연의 ‘숨을 고르고, 정지(Pause)'가 설치되어 있다. 다른 면에는 철골 구조물처럼 보이는 곡선형 목재 구조물에 이동 궤적을 표현한 패턴이 돋보이는 이미지 5점이 결합된 변상환 ’Live Rust'가 전시되어 있다.

또한 입구부터 전시장 곳곳에서 자리 잡은 김동해의 ‘공생(共生) Symbiosis'은 얇고 날카롭게 가공한 금속 모빌의 움직임과 공간감이 돋보인다. 끝으로 전시장을 나가는 길목에서 세 개의 바퀴를 딛고 서서 안녕을 고하는 정성윤의 ‘Goodbye'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거리두기 2단계 지침에 따라서 네이버 예약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약제로만 관람할 수 있으며, 관련 정보는 을지예술센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13시부터 20시까지 운영(월요일 휴관)한다.
한편 을지예술센터의 다양한 프로젝트는 서울시와 중구청이 주관하고 중구문화재단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예술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 사업은 지역 예술의 창작, 유통, 전시를 통해 을지로 일대 도심지 예술에 활력을 불어넣고, 예술생태계를 더 넓게 확장하는 목표를 가지고 실행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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