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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이 높다고 다 상관일까...'상관모욕'죄에서 말하는 상관의 법적 범위

김신 기자

입력 2026-08-11 14:13

로엘 법무법인 권상진 대표변호사
로엘 법무법인 권상진 대표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군대라는 조직의 특수성 아래에서 상급자를 향한 언행은 일반 사회에서의 언어폭력보다 훨씬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게 된다. 일반 형법상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이며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는 반면,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는 친고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징역형이나 금고형만을 규정하고 있어 벌금형 선고 자체가 불가능한 중범죄다.

문제는 현역 군인이나 군무원 중 상당수가 도대체 어디까지를 법적인 '상관'으로 보아야 하는지 그 경계를 정확히 알지 못해 무심코 한 발언으로 형사 입건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단순히 "나보다 계급이 높은 사람" 정도로 어설프게 이해하고 대응했다가 수사 단계에서부터 큰 법적 리스크를 안게 된다.

군형법 제2조는 상관을 '명령복종 관계에서 명령권을 가진 사람'으로 정의하면서, 동시에 '명령복종 관계가 없는 경우의 상위 계급자와 상위 서열자는 상관에 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법적으로는 직접적인 지휘·명령 관계에 있는 직속 상급자뿐만 아니라, 업무상 접점이 전혀 없는 타 부대의 상위 계급자나 상위 서열자 역시 모두 상관모욕죄의 대상에 포함된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군무원과의 관계다. 군무원은 군인 계급은 없으나, 직무상 명령복종 관계에 있거나 서열상 상위 지위에 있다면 군형법상 상관에 준하는 사람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군인이 군무원 상급자를 향해 모욕적인 언행을 한 경우 역시 동일하게 상관모욕죄로 입건된다. 반대로 상대방이 자신보다 하위 계급자이거나 동기인 경우, 혹은 군 조직 내 지휘·서열 체계 바깥에 있는 인물이라면 상관모욕죄 대신 일반 형법상 모욕죄나 군형법상 기타 조항의 적용 여부를 다투는 법리적 전환이 가능해진다.

상관모욕 사건으로 조사를 받게 된 피의자들은 대개 "그 정도 표현이 정말 모욕에 해당하는가"라며 언행의 수위나 표현의 뉘앙스를 다투는 데에만 집중하곤 한다. 그러나 수사 및 재판 실무에서 표현의 모욕성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쟁점은 바로 '피해자가 법률상 상관의 지위에 있었는가'하는 판단이다.

만약 피의자가 한 발언이 사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졌거나, 대상이 된 상급자와의 관계에서 군형법상 명령 복종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 낸다면 상관모욕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일반 모욕죄로 죄명이 변경되거나 무혐의 처분을 끌어낼 수 있다. 따라서 사건 초기부터 발언의 수위를 해명하기에 앞서, 상대방이 군형법상 상관에 해당하는지 검토해보아야 한다.

상관모욕은 군 조직의 지휘 체계 확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군 수사기관과 군사법원이 매우 엄격한 잣대로 심리하는 영역이다. 사건의 본질은 해당 발언이 이루어진 맥락과 두 사람 사이의 직무상 지휘 관계, 피해자의 법적 지위가 군형법상 '상관'에 부합하는지를 규명하는 데 있다. 군 사법체계의 특수성과 성립 요건을 철저히 분석하여 초기 수사 단계부터 대응해야만 과도한 형사 처벌과 신분상 불이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권상진 대표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bp_k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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