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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변하지 않는 것 찾기

이순곤 기자

입력 2026-10-01 08:16

구글이미지 캡쳐
구글이미지 캡쳐
변화의 시대입니다. 문제는 변화 그 자체보다 변화의 속도입니다. 3개월이면 새로운 기술이 선보이고 그로 인해 일자리와 시스템, 직업과 산업, 일상이 바뀌니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입니다. 사실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는 생각은 인류 역사에서 생소한 개념입니다. 16세기 조선에 살던 농부는 자신의 일상이 부모님의 일상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세상은 잘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지금처럼 빠른 변화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 때문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가 지금과 다르다면 그 차이는 대개 과학기술이 만듭니다. 자율주행 자동차, 피지컬 AI, 우주여행 같은. 변화된 미래의 모습을 알려면 과학기술을 예측해야 하는데 과학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예측하는 건 어렵습니다. 과학기술을 알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요. 그건 역사에서 교훈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알고 싶으면 역사를 공부하라고 합니다. 인간은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하게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만 년 동안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2500년 전 고대 그리스 철학자의 책을 지금 읽어도 여전히 얻을 게 있는 이유입니다. 셰익스피어가 살던 시대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사회지만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이 왜 고통받고 고민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의 본성은 똑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증기기관, 자동차, 인터넷, 인공지능 같은 것들은 그것들이 발명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새로운 과학기술에 대해 교훈을 얻을 만한 역사는 없습니다. 지금 같은 인공지능은 인류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그 미래를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모르겠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도 없습니다. 준비는 할 수 있겠지요. 지금 시대는 변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것을 먼저 고려하는 게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전략은 변하지 않는 것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사람들은 5년 후, 10년 후 무엇이 바뀔까 묻으면서 무엇이 변하지 않을지는 묻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불확실한 예측을 기반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는 것보다 찾기 쉽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변하지 않을 것들을 충분히 찾아두면 변화를 예측하기도 수월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변하지 않을지는 분야마다 다를 것입니다. 나야 ‘인문돌이’니까 변하지 않을 것을 꼽으라면 역사와 철학을 꼽습니다. 고대 그리스철학이나 동양철학은 지금도 유용합니다. 인간의 본성은 지난 수만 년 동안 거의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예술입니다. 10년 후, 20년 후에도 사람들은 춤 추고 노래 부르고 그림을 그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읽기와 쓰기, 듣기와 말하기입니다. AI가 이미 인간만큼 잘한다지만 AI에게 일을 시키려면 비슷한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또 수학, 물리, 화학, 생물 같은 기초과학도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기술들도 모두 이들을 토대로 할 것입니다.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여기서 찾아야 합니다. 5년 후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코딩과 프로그램, CAD를 가르치는 건 미친 짓입니다. 변화의 속도가 눈부실 정도입니다. 잠시 한눈팔면 따라가기조차 버거운 세상입니다. 변화를 예측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변하지 않는 것부터 먼저 정의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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