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되는 대중의 할리우드 사랑에 중국 영화계는 블록버스터 투자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장르의 범위를 확장하고, 협소했던 CG의 기술을 높이기 위해 뛰어난 인력들을 영입해오기도 했다.

'슈렉3'를 연출한 라맨 허 감독이 할리우드의 드림웍스 애니메이터로 활약하며 쌓아온 20년 노하우를 중국의 고전과 접목시켰다. 덕분에 '몬스터 헌트'는 당시 역대 최다 관객인 약 6천 500만 명을 모았고, 역대 중국 박스오피스 1위였던 '트랜스포머 4'와 '분노의 질주 7'의 기록을 넘어섰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대규모 자본과 할리우드 기술투입으로 중국 영화 퀄리티가 높아졌고, 애국심과 가족의 가치, 사회적 의미를 강조하는 중국식 스토리텔링에 관객이 호응하면서 중국 영화 인기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중국 영화 사상 최대의 자본이 투입됐다는 '아수라'(2018)도 개봉 3일 만에 막을 내렸다. 막대한 제작비 규모에 비해 상영 초기 흥행이 실패해서다.

'유랑지구'는 멸망에 처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중국인 우주비행사 부자(父子) 중심으로 새 터전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SF 소설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휴고상'을 받은 류츠신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중국 최대 영화 예매사이트 마오젠에 따르면, '유랑지구'는 지난 11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개봉 7일 만에 22억 1천 200위안(약 3천 646억 5천만 원)의 엄청난 흥행수익을 기록했다. 제작진의 90%가 중국 국내 팀이라는 점도 놀라운 사실이다. 특수효과의 4분의 3이 중국에서 만들어졌다.
유랑지구의 제작사측은 중국 외에도 2월 중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도 제한적인 상영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을 넘어 세계 무대를 꿈꾸는 찰리우드, 빠른 속도로 할리우드를 뒤쫓고 있다.
진병두 기자 jbd@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