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이웃이 잔혹한 살인마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을 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유기혁(이현욱)과 안희중(현봉식), 자살인지 실종인지 모호한 303호에 살던 외국인의 행방이 ‘혹시’하는 종우의 의심을 증폭시키지만, 지금까지의 종우가 마주하고 있는 공포는 보다 심리적이다.
누군가 내 공간을 침해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심, 나를 바라보는 불쾌한 시선, 친절하지만 어딘가 섬뜩한 서문조(이동욱)의 존재 등이 종우의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 차곡차곡 쌓인 심리적 요인들은 종우의 꿈을 어지럽히고, 나아가 그를 잠식하였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없이도, 얇은 벽 하나 사이에 존재하는 살인마들이 선사하는 공포로 인해 시청자들 역시 매 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시간들로 몰입해간다.
몰래 보다 들킨 윤종우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그럼 자루 안에 있는 걸 확인하자고 했다.
자루 안에는 고양이 시체가 있었던 것.
윤종우는 경악했다.
윤종우라는 평범한 사회 초년생이 파격적인 비일상과 누구나 공감 가능한 일상의 경계에서 겪고 있는 공포의 완벽한 조화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영상 속으로 녹아들어 간 `타인은 지옥이다`. 단순히 `무섭다`는 감정을 넘어, 현대인의 공감대까지 불러일으키며 잘 만들어진 차별화된 미스터리가 무엇인지 제대로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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