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생각하는 대로 드러난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1070818240581846a9e4dd7f220867377.jpg&nmt=30)
외모는 부모의 유전자가 결정하는 타고난 조건, 즉 태생적으로 운명의 영역입니다. 일반적으로 균형 잡힌 얼굴과 이목구비의 비율, 갸름한 턱선 같은 걸 기준으로 누군가는 혜택을 보는데 그게 본인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넘치는 부와 인기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한 SF소설은 이런 불평등하고 억울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외모의 장점뿐 아니라 못생김이 주는 불이익을 없앤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외모의 평등이 실현되자 잘생긴 사람도 못생긴 사람도 없습니다. 이런 식의 정의(?)가 실현된 사회에서는 미적 평균만이 존재할 뿐 개인간 신체적 우열은 사라집니다. 잘생긴 사람이 누리던 특혜도 없어지고 균일한 특성을 지닌 평범한 얼굴만 남습니다. 당연히 볼품없는 외모 때문에 경쟁에서 밀려나는 부당함도 사라집니다.
불평등 문제는 얼굴뿐 아니라 경제영역에도 적용됩니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표현이 말해주듯 삶의 출발선 역시 태어나는 순간부터 다릅니다. 양극화를 없애고 완전한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부모세대의 피땀 어린 노력과 저축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출발 조건이 다른 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가가 나서서 우연히 주어진 개인의 행운과 불운을 모두 교정하려는 시도는 전체주의적 발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원하는 이상적인 얼굴로 성형을 한다면 아름다움의 본래 가치는 사라지고 맙니다. 자연이 만든 불공평을 인위적으로 제거해 미의 사회적 권력을 무너뜨리고자 하지만 그 결과는 개성 없는 모두가 똑 같은 얼굴만 생산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얼굴의 미추(美醜)보다 인상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타고난 얼굴보다 나이 들면서 바뀌는 인상이 더 의미 있는 이유는 얼굴은 그 사람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는지가 대부분 인상에서 드러납니다. 각기 얼굴이 다르듯 가치관도 다르기 마련입니다.
무엇보다 희망적인 건 인상은 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입니다. 표정, 태도, 말투, 습관 등은 스스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웃는 얼굴, 부드러운 말투, 친절한 태도는 좋은 인상을 만들고 인간관계, 면접, 사회생활에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얼굴이든 생각이든 경제력이든 차이가 보장되는 사회가 더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그러니까 얼굴은 성형외과 의사가 아니라 각자 스스로가 책임져야 합니다. 나이 먹을수록 마음관리를 잘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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