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ㅡ, 임성순 한글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린다.
▶ ‘한글연구소’는 비영리 단체이다.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한류의 본질이 무엇인지 연구하다가 ‘한류는 한글’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류와 한글이 일란성 쌍둥이란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연구소를 설립했다.
개인적으로 IT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 최강 성악가들로 구성된 코리아 오페라 스타스 앙상블의 단장직을 맡아 한류 세계화의 후원자로 나선 적이 있다. 그때부터 한류에 관심을 가졌다.
ㅡ, 한류에 대해 우려의 소리도 많이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의 혐한도 만만치 않다.
▶ 쉬운 예를 들겠다. 고등학교 동창회에 갔는데 공부도 못했고 가난하고 지지리도 못났던 친구를 만났다. 그런데 그가 성공해서 근사한 외제차를 몰고 왔다. 아내도 절세미인이다. 그때 우리 감정은 어떨 것인가?
성공한 친구를 진심으로 칭찬하고 자랑스러워할까? 그런 사람은 1%도 안 되는 대인배이고, 대부분 시기와 질투로 거의 이성을 상실한다. 심지어 분노까지 일어 온갖 독설을 퍼부을 것이다. 간혹 질투심에 동창으로 살해하는 뉴스를 접한다. 시기와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가?
조선은 500여 년 동안 중국을 큰 나라로 섬기는 사대(事大)의 예를 갖췄다. 대일본제국은 조선을 미개한 민족으로 여겼다. 조선인을 계몽한다는 명분으로 식민지화했다. 근대화 시기 동북아 삼국 중 조선은 영토, 인구, 경제, 문화, 외교, 군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열등했다.
중국과 일본에게 조선은 꼬봉이나 모지리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해방 후 반세기만에 '한강의 기적'이 일어났다. 경제적으로 선진국의 문턱을 넘고 있고, 동시에 민주주의가 고도로 발달했다. 그것까지 참을만했는데 갑자기 문화대국이 되어 전 세계를 한류로 물들이고 있다.
시기와 질투는 영혼을 갉아먹는 악마와 같다. 가까울수록 친할수록 분노는 커지는 법이다. 중국과 일본은 한류를 그 어떤 나라보다 즐기면서도 분노의 감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즐기면 즐길수록 분노는 더 커지는 법이다. 시기 질투의 감정은 치유할 약도 없다.
일본과 중국에서의 혐한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봉준호의 <기생충>, 방탄소년단의 <다이나마이트>가 터질 때마다 그들의 심장도 같이 터진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우리가 아무리 겸손하게 그들을 대해도 소용이 없다.
요약하면 한류가 커질수록 일본과 중국의 혐한도 커진다. 그게 정답이다.
"한자는 한 중 일 삼국에겐 독이든 성배"
ㅡ, 19세기까지의 중국과 일본에 대해 말해달라.
▶ 인류 4대 문명의 발상지 중의 하나인 중국에서 갑골문자가 4,000년 전에 만들어었다. 놀라운 것은 중국 문자 즉 한자는 4,000년 동안 사용됐다는 것이다. 중국의 황하 문명은 분명 위대한 역사이고 한반도와 일본은 2,000여 년간 중국의 위대한 문명의 수혜자였다.
그런데 한자는 그 장구한 역사를 통한 위대한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상형문자(象形文字)란 것이다. 상형문자란 사물(事物)을 본 떠 그 사물이나 그것에 관련 있는 관념을 나타낸 문자를 말한다. 간단히 말해 그림 문자이다.
세계 문자는 ‘그림 - 그림 문자 - 단어 문자 - 음절 문자 - 음소 문자 - 자질 문자’ 순으로 발달한다. 한자는 그림 문자이자 음절 문자이다. 그러니 한자를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는 엄청난 세월을 공부해야 한다. 조선 사대부는 10년 공부해야 제대로 한자를 읽을 수 있고, 20년이 지나야 제대로 쓸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생고생을 한중일 모두 한 것이다.
한자는 농경사회, 계급사회에나 맞는 문자이다. 한자가 동북아 삼국의 문명을 막았다. 한자는 삼국 모두에게 독이 든 성배와 같았다.
그런데 일본에서 작은 혁명이 벌어졌다. 중국의 위대한 발명품 한자를 쓰는 일본은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9세기 가나 문자를 만들었다. 현대 일본 문자인 히라가나와 가타카나의 원조였던 가나 문자는 일본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우리도 향찰, 이두를 가지고 우리말을 표현했지만 원시적인 수준에 불과했다. 사실상 자기 문자를 가진 일본인의 지적 수준은 급속도로 향상되었다. 17세기 일본인 문맹률은 30% 미만이었다. 반면에 한자의 덫에 걸린 조선은 1910년 90%, 중국은 1949년 80%가 넘었다. 가나 문자를 1,000년 이상 쓴 일본은 오랑캐가 아니라 이미 선진화된 문명국가였다. 19세기 동북아 패권은 당연히 일본에게 넘어갔다.
한글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
ㅡ, 동북아 변방에 불과했던 한국이 이렇게 성장한 이유는 무엇인가?
▶ 바로 한글이다.
일본은 히라가나와 가타가나 문자로 한자의 덫을 극복하고 고도 문명을 일으켰지만 분명 한계가 있었다. 일본 문자도 한자와 마찬가지로 음절 문자이다. 알파벳과 같은 음소 문자가 아닌 음절 문자는 소리, 감정 등을 제대로 표현하는 게 불가능하다.
세종대왕은 독서광이다. 눈이 희미해 질 정도로 독서를 즐겼던 세종은 책의 위대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책에서 지혜와 지식을 얻었던 세종은 무지몽매한 백성을 생각하며 한탄했다. 90%가 넘는 백성이 문맹인 나라에서 문명의 꽃이 필 수 없다. 조선은 한 줌도 안 되는 양반 세상이었다. 3% 미만의 양반을 위해 중인, 상민, 천민이 존재한 것이다.
20년 공부해야 깨우치는 한자로는 답이 없었다. 그래서 백성을 위해 문자를 직접 발명하기로 했다. 생각해보라! 다른 나라와 교류가 있던 것도 아니고 인터넷도 없던 시대에 어떻게 새로운 문자를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세종은 눈이 희미해 지는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훈민정음을 단독으로 창제했다. 그것도 세계 문자 문명의 최상단에 있는 음소 문자를 만들었다. 한글은 동시에 자질 문자(資質文字)이다. 자질 문자는 한글이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다. 한글은 사실상 기본자 8개(자음: ㄱㄴㅁㅅㅇ 모음: • ㅡ ㅣ)로 구성된 초간단 문자이다. 이 8개가 확장하여 자모 24를 만든다. 한글은 전 세계 모든 언어와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미국 대학생이 단 한 시간만 배워도 한글을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속된 말로 한글은 바보도 배울 수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문자가 바로 한글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 세상의 소리 등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얼마나 큰 무력감을 느끼겠는가? 우리 드라마, 영화, 노래, 만화 등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한류만의 스토리에 있다. 세상의 그 어떤 문자도 한글만큼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 수 없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지 않았다면 조선은 사라졌을 것
ㅡ, 너무 국뽕에 취하는 얘기가 아닌가? 그렇다면 훈민정음 반포가 1446년에 있었는데 일제에 국권을 상실했지 않은가?
▶ 아주 날카롭고 예리한 질문이다.
문자가 생기고 퍼지는 것은 굼벵이 보다 느리다. 일본도 가나 문자를 만들고 천 년이 지나서야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 일본과 조선에서 한자는 상류층 남성들의 전유물이었고 가나 문자와 한글은 아녀자와 하층민의 문자였다. 쓰기 부끄러운 문자였다. 자연히 배우려는 사람이 늘기 힘들다. 가나 문자를 만들고 900여 년 지난 17세기 일본인 문맹률은 30% 미만이었다. 드디어 고도 문명이 시작된 것이다.
반면에 1910년 조선의 문맹률은 90%가 넘었다. 한글이 거의 퍼지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해방 직후인 1945년 문맹률은 80%였다. 조선의 높은 문맹률은 일본과 조선이 하나라는 내선일체(內鮮一體)와 일제 식민지 통치의 조선 근대화론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일본은 대륙진출을 위해 한반도 식민지가 필요했고, 조선인을 그저 노예로 부릴 생각이었다. 조선인은 열등한 2등 국민으로 남아있길 원했다. 자기들은 전 국민을 교육시키면서 조선인에게는 20%만 교육의 기회를 준 것이다. 그리고 고등교육의 기회는 박탈당했다. 그저 대일본제국을 위해 부역할 노동자와 위안부가 필요했을 뿐이다. 조선 근대화 운운하는 것은 정말 파렴치한 행위이다. 만약 일본이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의 식민지가 됐다면 우리의 미래는 근본적으로 달라졌을 것이다. 한글과 영어를 공용어로 썼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기회가 생겼을 것이다. 일본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일제는 조선인에게 1910년부터 한글을 말살하는 정책을 폈다. 한글 대신 일본어 사용을 강제했다. 돌이켜보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짓인지 모른다. 마치 유치원생이 대학생을 가르치려 한 격이다. 자기들보다 문명개화가 늦었다는 이유로 우리 한민족을 미개하다고 취급한 것이다.
역으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지 않았다면 조선이란 나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수도 있다. 대일본제국은 한 줌도 안 되는 3% 양반만 설득하고 겁박하면 됐다. 그리고 거의 모든 백성이 문맹인 조선은 쉽게 내선일체라는 거짓에 동화됐을 것이다.
한글 창제는 가나 문자에 비해 600년 늦었지만 그 이후에는 발전속도가 확연히 달랐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한글은 한국인을 단숨에 세계 최고의 지성인으로 만들었다. 그야말로 초신성과 같은 대폭발이었다. 해방 직후 80%에 달했던 문맹률은 1959년 22%로 떨어졌다.
가나 문자의 진화는 산술급수적이라면 한글은 기하급수적이다. 일본과 한국의 문명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것이다. 사실 우리의 상대는 중국이나 일본이 아니다. 조만간 우리는 미국과의 문화 전쟁을 치를 것이다. 영어는 음소 문자이지만 자질 문자가 아니다. 문자학적으로 따지면 한글이 영어보다 수준이 높다. G2(Group of two)는 미국과 중국이 세계 2강의 국가라는 용어로 쓰인다. 십수 년 안에 미국과 한국이 ‘G2 문화 대국’이라 불릴 것이다.
방탄소년단 보다 더 인기있는 가수도 등장할 것이다
ㅡ, 마지막으로 한류의 미래를 전망 바란다.
▶ 한류(K-Culture)가 지구촌을 뒤덮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이다. 심지어 인류 역사상 최고의 가수가 될지도 모른다. K드라마 역시 거의 모든 국가에서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만화의 나라 미국과 일본에서 ‘세상에 없던’ K웹툰의 인기가 하늘을 뚫고 나갈 지경이다.
한류는 일종의 마약과 같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고 확산 속도 역시 걷잡을 수 없다. 한국의 노래, 드라마, 영화, 음식, 만화, 게임 등에 매혹된 팬들은 한국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즐긴다. 박경리 작가의 <토지>가 세계 최고의 문학 작품으로 평가받을 날이 멀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이 한류의 정점이 아니다. 단언컨대 방탄소년단보다 더 인기를 누리는 가수가 등장할 것이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봉준호, 싸이는 우연히 만들어진 돌연변이가 아니다. 한글이 만든 작품이다. 앞으로 최소 100년 이상은 한류 시대가 지속될 것이다. 우리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대한 한글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한글은 신의 선물이고, 그 신의 이름은 세종대왕이다!
<한글연구소>
임성순 한글연구소는 한글과 한류를 연구하는 비영리 단체이다. 임성순 소장은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한류의 본질은 한글인 것을 깨닫고 비영리 한글연구소를 설립했다.
임성순 한글연구소장은 한글과 한류 연구의 전문가이다. 전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한류의 본질은 한글인 것을 깨닫고 비영리 한글연구소를 설립했다. 2014년 최강 성악가들로 구성된 코리아 오페라 스타스 앙상블의 단장직을 맡아 한류 세계화의 후원자로 나선 한류 전도사이다.
아울러 저자는 대한민국 경제를 일정 부분 움직이는 ‘한국 금융계의 큰 손’ 으로 불린다. 한때 2~3개 유통 제조업 분야에서 연매출 6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일으키는 등 재계에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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