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가부채, 1400조원 돌파...GDP 대비 50% 선 돌파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 예산으로 총지출 720조원대 규모로 올해보다 8% 이상 증가했다. 전임 정부의 2~3%대 '긴축재정'에 마침표를 찍고 전면적인 '확장재정'으로 돌아선 것이다.
예산안은 9월 초 국회에 제출되면 각 상임위원회 및 예산결산특위의 감액·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된다.
총수입은 3.5% 증가한 674조2000억원으로 짜였다. 국세를 7조8000억원(2.0%) 더 걷고, 기금 등 세외수입을 14조8000억원(5.5%) 늘려 잡은 결과다.
총지출은 8.1% 늘어난 728조원으로 편성됐다. 2022년도 예산안(8.9%) 이후로 4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원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빠듯한 세수여건 탓에 상당 재원을 국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니 국가채무는 1400조원을 넘어섰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 50%선을 돌파했다.
재정의 '성장 마중물' 역할을 통해 경제 몸집을 키워 세수기반을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이런 선순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기까지 중단기적 재정여건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위축된 경기와 얼어붙은 민생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했다"며 "어렵게 되살린 회복의 불씨를 성장의 불꽃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히 확장적 재정운용이 아닌, 성과가 나는 부분에 제대로 쓰는 전략적 재정운용이 필요하다"며 "재정이 회복과 성장을 견인하고 선도경제로의 대전환을 뒷받침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신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에도 27조원에 이르는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총지출 증가분(54조7천억원)의 약 절반에 달한다.
내년 시장조성용이나 차환 발행을 제외한 국채 순발행 규모는 116조원이다. 이중 총지출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한 적자국채는 110조원이다.
국가채무는 1273조3000억원에서 1415조2000억원으로 141조8000억원 불어난다.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8.1%에서 내년 51.6%로 3.5%포인트 오른다.
정부는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오는 2029년 50%대 후반 수준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12개 분야별로는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사업에 재정증가분이 집중됐다.
R&D 예산은 올해 29조6000억원에서 내년 35조3000억원으로 19.3% 증가한다. 역대 최대 인상 폭이다.
통상현안 또는 탄소중립 이슈가 있는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는 14.7% 증가한 32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국방예산도 8.2% 불어난 66조3000억원으로 편성됐다.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269조1000억원으로 8.2% 증가한다.
그밖에 일반·지방행정 121조1000억원, 교육 99조8000억원, 농림·수산·식품 27조9000억원, 사회간접자본(SOC) 27조5000억원, 공공질서·안전 27조2000억원씩이다.

양대 키워드는 미래의 성장엔진 격인 AI와 R&D다.
3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AI 예산은 이례적으로 3배 넘는 10조1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정부는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 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선도국가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공공 부문에서는 2000억원을 투입해 '공공 AX' 전환에 나선다. AI 인재 양성 및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에도 주력한다.
역대 최대폭 인상되는 R&D 분야에서는 AI(A), 바이오(B), 콘텐츠(C), 방산(D), 에너지(E), 제조(F) 등 이른바 'ABCDEF' 첨단산업 기술 개발에 올해보다 2조6000억원 늘어난 10조6000억원이 배정된다.
지방거점성장 차원에서 거점국립대학에만 총 87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올해보다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성구 전문위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