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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키에스 레이먼 『헤비』 한국어판 출간

입력 2025-10-02 09:26

‘뉴욕 타임스’ 선정 ‘21세기 최고의 책 100선’, 앤드루 카네기 메달 수상작

[신간]  키에스 레이먼 『헤비』 한국어판 출간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교유서가가 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키에스 레이먼의 회고록 『헤비』를 펴냈다.

책은 출간 직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미국도서관협회가 수여하는 앤드루 카네기 메달을 비롯해 각종 문학상을 수상한 화제작이다. 또 ‘뉴욕 타임스’ 선정 ‘21세기 최고의 책 100선’과 ‘지난 50년간 최고의 회고록 50선’에 이름을 올리며 동시대 최고의 회고록으로 평가받았다.

『헤비』는 단순한 개인의 고백이 아니라, 한 인간의 몸과 기억에 각인된 사회적 모순을 드러낸 기념비적 텍스트다. 저자는 억압받는 몸과 지워지지 않는 가족사의 상처, 인종차별이 남긴 깊은 흔적을 정직하고 고통스러운 언어로 기록했다. 책의 중심에는 사랑하면서도 폭력을 가했던 어머니와의 관계가 놓여 있다. 이 모순적 관계를 통해 사랑과 폭력이 공존하는 방식, 그 상처가 몸에 새겨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은 유년 시절의 성적 학대, 어머니의 도박 문제, 흑인 남성의 몸을 위협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등 가장 은폐된 진실들을 드러낸다. 저자는 체중이 늘고 줄어드는 몸의 변화를 통해 굶주림과 중독, 자기혐오와 생존의 욕망을 보여주며, 개인의 몸이 곧 사회적 기록물임을 증언한다. 독자는 레이먼이 자신의 몸을 해부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한 개인의 고통이 어떻게 공동체의 상처와 겹치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문학적 형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레이먼은 어머니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이인칭 시점을 택해 독자를 감정의 최전선으로 끌어들인다. 그의 문장은 남부 흑인 공동체의 구술 전통과 힙합의 리듬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거칠면서도 음악적인 흐름 속에서 개인적 고백과 사회적 증언을 동시에 구축한다. 특히 그가 강조하는 ‘고쳐 쓰기(revision)’는 단순한 글쓰기 기법을 넘어, 자기 삶과 역사를 다시 쓰는 치열한 실천으로 확장된다.

『헤비』가 던지는 메시지는 미국 사회를 넘어선다. 강한 남성성, 성공 신화가 지배하는 시대에 레이먼은 자신의 가장 연약한 부분과 실패를 숨김없이 드러낸다. 이는 한국 사회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가족 관계의 모순, 몸에 각인된 트라우마, 번아웃과 정신적 불안은 국경을 넘어 보편적 경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책을 출간한 교유서가 관계자는 “『헤비』는 가장 사적인 고백이 가장 강력한 정치적 증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라며, “개인의 고통을 사회적 언어로 전환하는 이 작품은 한국 독자에게도 자기 삶을 다시 쓰는 용기의 의미를 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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