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사회 생활하는 데 술은 필수?](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1260808540979846a9e4dd7f220867377.jpg&nmt=30)
여튼 의미 없이 긴 술자리는 시간 버리고, 돈 낭비하고, 건강까지 해칠 수 있는 데 반해 긍정적인 효과는 거의 없는 무의미한 짓입니다. 물론 이 같은 술에 대한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백해무익한 행위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소버 큐리어스’ 문화가 확산 중이라는 뉴스를 봤습니다. 소버 큐리어스는 ‘술에 취하지 않은(Sober)’과 ‘궁금한(Curious)’을 합친 신조어로 ‘불필요한 음주를 삼가고 그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생활양식’을 뜻합니다. 영미권에서 시작된 이 문화는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태도와 결합해 모닝커피챗, 모닝파티 등으로 진화하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소버 큐리어스가 술을 아예 끊는다는 건 아닙니다. 마시더라도 왜 마시는지, 얼마나 마실지 의식적으로 따져보는 일종의 ‘마음 챙김 음주’로 자기관리와 정체성을 표현하는 일부로 여긴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배경에는 젊은 세대의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20~30대 젊은 사람의 75%가 ‘건강관리를 위해 비용을 들이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답변한 최근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또 취하지 않는 시간에 자기계발에 힘쓰는 ‘갓생(God+인생)’ 트렌드도 영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술 마시는 시간도 아깝지만 숙취에 시달리며 버려지는 시간도 비능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부족한 공부를 하는 게 훨씬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이러한 경향은 ‘무알콜 비흡연’ 모임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회활동의 필수처럼 여겨졌던 술 대신 아예 커피와 차를 마시며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대화하는 데 술이 필수라는 인식이 예전 세대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예전에는 회식, 인맥형성, 남성성 수행에 술이 핵심 매개체였다면 소버 큐리어스는 ‘술을 거부할 권리’와 ‘취하지 않고도 연결되는 관계’를 주장하는 새로운 규범운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회식이나 술자리 같은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공동체 활동을 거부하고 보다 적은 에너지로 최소한의 감정을 나누고 교감하는 ‘탈규율화’인 동시에 ‘건강한 나’를 이상화 하는 새로운 자기규율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