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는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한 유죄 판결이 확정 되면 형사 처벌 외에도 신상정보 등록이나 취업 제한 같은 보안처분이 뒤따라 사회적 지위와 관계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이처럼 처벌 수위가 강화됨에 따라 몰카기소유예는 사회적 파멸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처럼 여겨지고 있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가 충분히 인정되고 소송 조건이 구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피의자의 연령, 성행, 지능, 환경, 범행의 동기 및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을 의미한다. 즉, '죄는 분명히 있으나 이번 한 번에 한하여 재판에 넘기지 않고 기회를 주겠다'는 검찰 단계의 선처다.
전과 기록이 남는 벌금형 이상의 판결과 달리 기소유예는 수사경력자료에만 일정 기간 남을 뿐 범죄경력회보서에는 기재되지 않는다. 성범죄 전과 발생 시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거나 임용이 취소될 수 있는 공무원 및 공공기관 종사자, 비자 발급과 출입국에 직접적인 제약을 받는 전문직, 그리고 취업 시 실질적인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사회 초년생과 학생들에게 기소유예 처분은 단순한 선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처분은 우연히 주어지는 행운이 아니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휘두를 수 있는 가장 큰 권한이자 선처이기 때문에 피의자가 자신이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한다면 얻어 내기 힘들다. 단순히 반성문을 제출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기소유예의 명분을 세워야 하며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가 가장 강력한 양형 요소인 만큼, 변호인을 통해 진심 어린 사과와 합리적인 보상을 전달하여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성인지 감수성 교육 이수나 심리 상담처럼 재범 방지를 위한 구체적 조치가 필요하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로서 수많은 사건을 수행해온 로엘 법무법인의 이태호 대표변호사는 “몰카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는 단순히 '몰랐다'거나 '호기심이었다'는 식의 감성적 호소가 절대 통하지 않는다. 특히 촬영 매체나 저장 매체에 범죄의 증거가 명확히 남아 있기 때문에 섣부른 혐의 부인은 오히려 검사의 추궁을 강화하는 결과만 가져올 수 있다”라며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재범의 위험성이 기소 여부나 유죄 판단에 핵심적인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이점을 고려하여 실질적인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피해 회복을 위해 진실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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