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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트랩에 막힌 제이알글로벌리츠…리츠 제도 개선 요구 확산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6-11 10:16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를 계기로 상장리츠 시장의 유동성 위기와 제도 개선 논의가 커지고 있다.

리츠업계 사상 초유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 절차에 들어간 제이알글로벌리츠를 두고 한국리츠협회와 주주연대가 각각 정상화 방안을 찾고 있다. 협회는 정부와 국회에 시장 안정화 대책을 요구했고, 주주연대는 자율 구조조정 지원 기한 연장과 캐시트랩 해소에 나섰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의 직접 원인은 주요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에서 발생한 '캐시트랩'이다. 캐시트랩은 담보가치가 떨어지거나 대출 약정상 재무 지표가 나빠졌을 때 대주단이 임대료 수입을 먼저 묶어두는 장치다. 건물에서 임대료가 들어와도 리츠가 그 돈을 배당이나 사채 상환에 바로 쓰지 못한다.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제이알투자운용 홈페이지 캡처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제이알투자운용 홈페이지 캡처
현지 채권단은 감정평가를 근거로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담보가치가 하락했다고 보고 캐시트랩을 발동했다. 임대료 수입이 대출금 회수 목적의 계좌에 묶이면서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현금흐름은 급격히 좁아졌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단기사채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했고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한국리츠협회와 리츠업계 대표이사들은 지난 10일 국회와 정부 부처, 금융당국에 리츠시장 안정화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협회는 상장리츠가 유상증자로 현금을 마련하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봤다. 이 때문에 회사채 발행 의존도가 높아졌고, 금리 상승이나 자산가치 하락이 겹치면 만기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가 제시한 핵심 대책은 앵커리츠의 역할 확대다. 주택도시기금이 앵커리츠에 연 3000억 원 이내로 출자하고, 앵커리츠가 상장리츠 회사채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다. 전환사채 중심의 지원 범위를 회사채로 넓혀 단기 유동성 불안을 줄이자는 취지다.

협회는 자산 매각차익 일부를 재투자준비금으로 사내 유보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90% 미배당 시 형사처벌 규정 삭제도 요구했다. 유상증자 절차는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거나 주요 선진국처럼 한 달 안에 마무리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은 국가 차원의 지원으로 리츠를 국민 노후상품으로 육성해 왔다"며 "초고령사회에서 리츠의 공익적 기능과 다수 국민 투자자 보호를 고려해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 해결과 리츠시장 안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구조/제이알투자운용(2023)
제이알글로벌리츠 구조/제이알투자운용(2023)
주주연대도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주연대는 법원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 기한 연장을 위해 주주 대표자급 대리인 선임과 주주명부 확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인 지분 3분의 1 이상을 모아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주주연대는 유상증자와 함께 캐시트랩을 풀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상환우선주와 전환상환우선주 발행, 국내 대형 금융기관과의 채권단 설득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벨기에 정부와 임대차 계약 연장 협상을 통해 자산가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는 상장리츠가 배당상품이라는 장점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해외 자산의 평가 방식, 대주단 계약, 회사채 만기, 유상증자 절차가 동시에 맞물리면 현금흐름이 빠르게 막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츠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자산 평가 투명성과 유동성 관리, 투자자 보호 장치를 함께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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