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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퀴라소? 카보베르데? 영국은 두 팀?

이순곤 기자

입력 2026-06-2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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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예선전이 한창입니다. 지난 주 우리는 멕시코에 0:1로 졌지만 남은 남아공과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은 역대 최다인 48개국이 참가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고 하지만 FIFA의 장삿속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덕분에 이번 월드컵이 아니었다면 평생 몰랐을 나라도 알게 됐습니다.

에콰도르와 비기면서 돌풍을 일으킨 퀴라소는 네덜란드왕국을 구성하는 자치국으로 카리브해 연안의 인구 15만밖에 안 되는 초미니 국가입니다. 또 카보베르데는 포르투갈이 발견하기 전까지 아프리카 서쪽 해안의 무인도였지만 지금은 인구 50만의 어엿한 독립국이라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또 월드컵 때마다 궁금했는데 영국은 한 나라인데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로 두 팀이 참가한다는 사실입니다. 영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ian and Northern Ireland)을 구성하는 나머지 웨일즈와 북아일랜드까지 예선을 통과했다면 이론적으로 영국은 네 개 팀 출전이 가능한 나라입니다.

배경은 이렇습니다. 1863년 세계 최초로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설립됐고 이후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가 연달아 축구협회를 창설해 독자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세계 최초로 국가 간 열린 축구경기도 1872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경기였습니다. 영국이라는 하나의 팀이 생기기 전에 이미 이들 네 개의 협회가 개별적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1904년 FIFA가 창설될 때 영국의 네 개 축구협회들은 각각 자신들이 축구 종주국임을 내세우며 자기 협회가 독립적인 회원자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전통이 현재까지 이어졌고 현대 축구의 기틀을 만든 종주국의 기득권을 인정해주는 분위기인데 올림픽위원회(IOC)는 이를 인정하지 않아서 올림픽은 영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단일 팀으로 참가합니다.

그러나 영국이 국제축구의 판도를 좌지우지하던 시대는 끝나지 않았나요? 만약 다른 나라들이 올림픽처럼 ‘독립국가’ 단위를 내세워 단일팀을 요구한다면 영국이 지금처럼 4개 팀을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는 당연히 반발하겠지요. 게다가 잉글랜드와 나머지 영국을 구성하는 세 국가의 역사는 침략과 저항의 갈등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특히 스코틀랜드는 월드컵처럼 큰 대회에서 잉글랜드를 꺾는 게 꿈이기도 합니다.

지구촌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별 불만 없이 이 불합리한 관행을 여전히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이 나는 좀 이상합니다. 그렇지만 국제 정치도 그렇고 축구경기가 벌어지는 운동장은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곳임을 인정한다면 뭐 이해 못할 것도 없지만 말입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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