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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그런다고 문과생이 부활할까?

이순곤 기자

입력 2026-07-20 06:32

자료=JTBC 화면 캡처
자료=JTBC 화면 캡처
며칠 전 효성그룹이 창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인문계열 전공자만을 대상으로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한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효성은 채용 공고에서 ‘인문학 소양과 어학 실력을 겸비한 인재를 모집한다’며 사학 철학 미학 등 인문계열과 국문 영문 등 어문계열 학사, 석사학위 취득자를 지원 대상으로 명시했습니다. 이공계가 전성기인 AI시대에 파격적인 역발상입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문과 출신들이 이렇게까지 푸대접 받은 건 아니었습니다. 당시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들은 대개 법과대학을 희망했습니다. ‘서울대 법대’에 가서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판.검사나 변호사가 되는 게 신분 상승과 성공의 보증수표라고 여겼습니다.

법대에 이어 취업에 유리한 경영학과나 경제학과 등 상경계열도 인기가 있었습니다. 은행 증권사 리스사 같은 금융권이나 언론사 광고대행사 그리고 대기업 기획실과 인사팀은 최고의 직장으로 꼽혔습니다. 반면 이공계 전공자들은 공장이나 건설현장, 연구소에 상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름때 먹는’ 기술직보다 ‘펜대 굴리는’ 사무직을 높게 쳐주는 ‘사농공상’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2000년대 정보기술과 IT 혁명으로 문과생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기업들은 기술이해가 높은 이과생을 선호했습니다. 영업도 기술영업이 강조되면서 문과생은 찬밥 신세가 됐고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경영기획이나 마케팅분야에까지 데이터 분석, 코딩 역량을 갖춘 이과생들이 배치됐습니다.

기업들은 이공계 엔지니어는 수백 명씩 채용하면서 문과계열 인사 기획 재무 직무는 뽑는 인원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문과생들에게 취업은 바늘구멍이 됐고 ‘문송합니다(문과라 죄송합니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생의 90%는 논다)’ 같은 자조적인 말이 생겨난 것도 이 무렵입니다.

정보와 전문지식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 시대에는 ‘인재상’이 효성의 실험처럼 바뀔 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즈니스 무대가 글로벌하게 펼쳐지면서 해외영업과 전략, 마케팅 등에서 언어능력과 문화적 이해, 리더십 등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문과 출신 인재가 더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AI시대가 고도화될수록 기술개발뿐 아니라 이를 고객과 시장, 사회에 연결하는 인문학적 역량이 중요하다는 걸 기업들이 이해하기 시작한 것일까요? 인간 대신 AI가 데이터 분석이나 코딩 업무를 떠맡으면서 인간에겐 창의적인 질문을 하는 역량이 더 중요하고 팀워크나 단체활동에 요구되는 리더십은 아무래도 인간이 낫다고 판단한 걸까요? 효성의 실험이 다른 기업들에게까지 확산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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