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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사회

[신형범의 千글자]...미소가 헷갈려

입력 2026-07-29 07:47

구글 이미지 캡쳐
구글 이미지 캡쳐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사람들은 기쁘거나 즐거울 때 크게 웃습니다. 크게 웃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미소는 좀 다릅니다. 예를 들면 모나리자의 미소가 대표적입니다. 이 미소를 두고 사람들은 여전히 일치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표정이 명확하지 않아서 웃는 듯 슬퍼 보인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르네상스시대 사람들의 내면적 평온함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미소의 진짜 의미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만 알겠지요.

‘팬암스마일’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전에 미국 팬아메리카항공 승무원들이 탑승객들에게 인위적으로 짓던 기계적인 미소를 뜻합니다. 이에 반해 진정한 기쁨과 행복에서 나오는 웃음으로 가식적으로는 짓기 어려운, 눈 가장자리 근육이 함께 움직이는 진짜 웃음을 ‘뒤센스마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소는 나라나 민족, 문화에 따라 다르게 해석됩니다. 한국인은 미소를 잘 짓지 않는 편입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쓸데없이 웃으면 실없는 사람 취급받으니 함부로 웃지 말라는 교육을 받기도 했습니다. 실수로 남에게 폐를 끼쳤을 때는 절대 미소를 지으면 안 됩니다.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며 상대는 자기를 무시한다고 여겨 더 크게 화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베트남 사람들은 미소 잘 짓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들은 미안해도 웃고 화가 나도 웃고 싫어도 웃고 거절하거나 곤란할 때도 웃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웃음의 종류가 36가지나 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들의 미소는 호감을 나타내기, 긴장 풀기, 거북한 감정 숨기기 등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실수로 남에게 폐를 끼쳤을 때도 미소를 짓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베트남 문화에서 미소는 존중의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입니다. 실수했을 때 미안함이나 당혹감을 표현하기 위해 미소를 짓습니다. 미소는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거나 그렇게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주 효과적이라고 여깁니다. 실제로 미소는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대신 쓰이기도 합니다. 또한 꾸지람이나 거친 말을 들었을 때나 상대에게 나쁜 감정이 없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진심으로 인정하는 의미로 쓰입니다.

그러니 한국인과 베트남 사람이 만났을 때 미소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퍽 난감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사람이 가벼운 실수를 하고 미안한 마음에 미소를 지으면 성격 급한 한국사람은 비웃음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지금 웃음이 나와?’ ‘뭘 잘했다고 웃어?’ ‘내가 우습게 보여?’ 라며 다그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화나고 속상한데 사과해야 할 사람이 미소 짓고 있으면 한국사람은 열받습니다. 베트남 사람이 짓는 미소의 의미가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라는 뜻이란 걸 이해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미소 하나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고 문화권이 다르면 종종 오해나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더라도 웃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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