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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요즘 광고는 왜 재미 없을까

이순곤 기자

입력 2026-08-12 07:46

구글 이미지 캡쳐
구글 이미지 캡쳐
대학을 졸업하고 뒤늦게 군대를 다녀와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1990년 무렵, 나는 광고대행사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당시 나 같은 인문학 전공자에게 증권사나 리스사 같은 금융권이나 정부기관의 산하 공사들이 인기가 좋았는데 광고대행사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그나마 광고와 연관 있는 대기업 홍보팀에 입사했습니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거치면서 90년대는 가히 광고의 전성기라 할 만했습니다. 오늘은 어떤 광고가 새로 실렸나, 궁금해 하면서 매일 아침 신문을 펼쳤고 당시로선 광고비가 가장 높던 지상파 방송의 밤 9시 뉴스 시작 전 광고를 보기 위해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초코파이 ‘정(情)’ 광고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고, “저 이번에 내려요” 캔커피 광고는 젊은 남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으며, 나중에 비판도 있었지만 “여러분 부자되세요” 카드사 광고는 당시 시대상을 반영했습니다. 현대카드 초창기 광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나 SK뎉레콤 “사람을 향합니다”는 나름의 브랜드 철학을 전파하며 사람과 기술, 자본의 관계를 교묘하게 엮어서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광고들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마음을 움직이면서 낭만적인 광고들 역시 보이지 않게 됐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전통적인 미디어를 활용한 광고의 영향력이 감소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에 따라 광고가 할 수 있는 역할도 예전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그렇다고 광고가 아예 사라진 건 또 아닙니다. 아직도 엄청나게 많은 광고들이 레거시 미디어와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쏟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눈길을 끌거나 관심이 가는 광고는 역시 없습니다. 이는 단순히 광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매체환경의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중매체를 통한 ‘융단폭격식’ 광고는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매스미디어용 광고 제작에 예전만큼 자본과 노력을 들이지 않게 됐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광고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매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가 이미 익숙하거나 다른 브랜드와 차별성이 없다면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브랜드 과밀화가 빚어낸 현상 중 하나입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겉으로 드러난 강점에 머무는 광고는 이제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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