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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웃을 일이 없더라도

이순곤 기자

입력 2026-10-29 07:55

소녀시대/출처=연합뉴스
소녀시대/출처=연합뉴스
눈물이 날 정도로 배를 잡고 크게 웃어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세상이 각박해진 만큼 웃을 일도 점점 없어집니다. ‘웃음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언론인 노먼 커즌스는 웃음을 방탄조끼에 비유했습니다. 자신의 책 《웃음의 치유력 Anatomy of an Illness》에서 “웃음은 유효기간이 없는 최고의 양약이며 모든 병을 막아주는 방탄조끼”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웃음은 고통의 해독제이면서 인간이 지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표정이다. 호쾌한 웃음은 10분 동안 운동한 효과와 같고 심장박동수가 두 배로 늘어 폐 속에 있는 나쁜 공기가 신선한 산소로 교체된다. 그만큼 좋은 유산소운동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웃을 때 근육의 움직임도 흥미롭습니다. 몸의 650여개 근육 중 231개가 함께 움직이는데 이처럼 많은 근육이 움직이는 운동은 없습니다. 근육의 1/3이 움직이는 동안 몸의 활력이 입체적으로 살아납니다. 이때 안면근육은 세 군데에서 동시에 움직이는데 입끝은 귀 쪽으로 늘어나고 입꼬리는 위를 향합니다. 뺨 근육이 늘어나고 눈가에는 주름이 잡힙니다. 박장대소와 요절복통으로 웃으면 온몸의 근육과 뼈 206개가 동시에 움직입니다.

심지어 일부러 웃는 표정만 지어도 기분이 나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미소 짓는 표정이 감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들을 찾아냈습니다. 웃음 덕분에 면역기능이 향상된 사례는 동서양 모두에서 발견됩니다. 일본의 니혼의과대학 류머티즘과 요시노 박사는 웃음이 류머티즘 환자들의 염증수치를 눈에 띄게 낮추는 효과를 확인하고 웃음을 보조치료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한 병원에서는 매주 1회 코미디언을 불러 환자들을 웃기고 있습니다. 또 미국 듀크의대 종합암센터, 뉴욕 향군병원, 버몬트 메디컬센터 등이 유머독서실과 유머이동문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웃음은 심신의 회복탄력성까지 키워줍니다. 펜실베이니아대 캐런 레이비치와 앤드류 사테 교수는 《절대회복력》에서 “회복탄력성은 내면의 심리적 근육을 단련시켜주는 도구이며 재난을 겪은 뒤에도 꿋꿋하게 살아가게 해주는 지렛대”라고 주장합니다.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훈련 중 하나가 ‘뒤센미소’를 짓는 것입니다. ‘뒤센미소’는 웃음 근육을 발견한 프랑스 심리학자 기욤 뒤센의 이름을 딴 것으로 입과 눈이 모두 움직이는 진짜 미소를 말합니다. 항공사 승무원들의 입만 웃는 ‘팬암미소’와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그러니 자신을 위해서라도 뒤센미소를 자주 지을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자신의 표정에서 즐거움을 감지하기 때문에 웃으면 더 즐거워진다고 합니다. 눈매와 입꼬리를 동시에 올리며 웃는 뒤센미소로 얼굴 근육을 활발히 움직이는 겁니다. 짜증과 슬픔, 분노의 밑바닥을 어루만지면서 마음근육과 웃음근육을 함께 키우는 것이지요.

소리 없이 잔잔한 짓는 미소도 좋고 크게 웃는 대소(大笑), 갑자기 터지는 폭소(爆笑) 모두 좋습니다. 표정과 소리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파안대소나 포복절도할 정도로 웃으면 더욱 좋습니다. 다만 비소(誹笑, 코웃음)나 조소(嘲笑), 냉소(冷笑)는 안 됩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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