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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추호] 박찬대의 ‘인천 재설계’ 본격화…압도적 성장, 시민 삶의 대전환으로 이어질까

송인호 기자

입력 2026-11-05 04:10

리레이팅·리메이킹·리파워링, 도시의 가치·공간·산업 다시 구성
공항·항만·바이오 자산을 시민 소득과 좋은 일자리로 연결해야
성장률 5% 목표···구체적 실행계획·시민이 확인할 성과가 관건

박찬대 인천시장. /인천시
박찬대 인천시장. /인천시
인천=비욘드포스트 송인호 기자 박찬대 인천시장이 그리는 인천의 미래는 분명하다. 공항·항만·바이오 등 도시의 잠재력을 시민의 일자리와 소득, 더 나은 일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상이 ‘리레이팅·리메이킹·리파워링’ 세 갈래로 구체화됐다. 도시의 가치를 재평가받고 공간과 생활을 바꾸며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더하겠다는 전략이다.

세 비전은 각기 다른 정책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선순환을 향한다. 산업 성장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교통·주거·문화 환경이 시민의 정착을 뒷받침하며 그 결실이 다시 도시의 활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등고자비(登高自卑)의 뜻처럼 높은 곳에 오르는 일은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인천의 대전환 역시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실천에서 출발해야 한다. ‘제값 찾는 인천, 함께 크는 대한민국, 살맛 나는 시민’이라는 시정 구호가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지고 시민의 참여와 공감이 더해질 때, 인천은 더 많은 기회와 희망이 머무는 미래도시로 나아갈 수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난달 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범 100일 언론과의 대화'에서 ‘인천 리레이팅(Re-rating)’을 설명하고있다. /인천시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난달 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범 100일 언론과의 대화'에서 ‘인천 리레이팅(Re-rating)’을 설명하고있다. /인천시
◇‘제값 찾기’는 시민의 삶에서 판가름 난다

리레이팅은 인천의 잠재력에 걸맞은 평가를 받겠다는 선언이다. 공항·항만과 바이오 산업 기반, 305만 시민을 갖췄지만 수도권 중심주의와 접경지역이라는 조건 속에 도시의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AI·바이오·콘텐츠·에너지를 묶은 ‘ABC+E’ 산업 육성과 2028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 구상도 도시의 위상을 새롭게 세우려는 시도다.

그러나 인천의 제값은 홍보 문구나 투자협약의 숫자만으로 매겨지지 않는다. 기업 투자가 지역의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고, 산업의 성장이 청년의 정착과 시민의 소득, 생활 여건 개선으로 돌아와야 한다. 시민이 변화를 체감할 때 비로소 순수가치가 높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G20 유치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국제공항과 송도컨벤시아, 국제행사 경험은 분명한 자산이다. 정상회의와 연계한 장관급·실무회의를 서해안권 도시들과 나누어 개최한다는 구상도 지역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유치 가능성을 높이려면 정부와의 협의, 행사 운영 기반, 재원 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 준비 과정과 여건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하는 일은 국제행사 유치의 신뢰를 뒷받침한다.
인천 도시공간 리메이킹(Remaking)' 비전을 발표하고 있는 박찬대 인천시장. /인천시
인천 도시공간 리메이킹(Remaking)' 비전을 발표하고 있는 박찬대 인천시장. /인천시
◇머무는 도시를 만드는 공간 혁신

리메이킹은 인천을 ‘거쳐 가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 바꾸겠다는 공간 전략이다. ‘즐거움이 머무는 도시(Life)’, ‘삶을 짓는 도시(Live)’, ‘1시간 생활권 도시(Link)’를 세 축으로 삼았다. 청라와 제물포, 문학을 문화·관광 거점으로 연결하고 주거 공급과 도시계획 규제를 손질하며 철도·도로·대중교통망을 촘촘히 잇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은 그동안 신도시와 원도심, 섬과 내륙, 산업 공간과 주거 공간이 서로 다른 속도로 발전해 왔다. 공간 혁신은 시민 출퇴근이 편해지는지, 문화·녹지 공간을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지, 주거비와 이동 부담이 낮아지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GTX-B 추진과 GTX-D·E 노선 반영, 광역도로 확충도 국가계획과 재원, 단계별 일정이 명확해야 시민의 기대가 현실에 가까워진다.

주택 공급과 도시 정비에는 속도와 공공성이 함께 필요하다. 노후계획도시 6개 구역 1만6000여 가구의 정비와 생애주기별 임대주택, 청년 주거 지원 구상이 시민의 안정된 생활로 이어져야 한다. 개발의 편익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지 않도록 원도심의 생활 기반도 살펴야 한다. ‘삶을 짓는 도시’라는 약속은 충분한 공급 물량과 함께 시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조건을 얼마나 갖추느냐로 평가받는다.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난달 26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인천 미래산업 리파워링(Re-powering)’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난달 26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인천 미래산업 리파워링(Re-powering)’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
◇산업의 재도약, 목표를 실행으로 바꿔야

리파워링은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고 미래산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박 시장은 민선 9기 평균 경제성장률 5%를 목표로 제시했다. AI·바이오·에너지와 첨단물류, 커넥티드 모빌리티를 성장축으로 삼고 산업별 기본계획을 마련해 2028년부터 시행하겠다는 플랜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생산 중심 구조를 연구개발과 창업으로 넓히기 위해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을 추진한다. AI 분야에서는 청라의 로봇·자동차 기반과 공항·항만 물류망을 산업 전환의 자산으로 활용하고 에너지 분야에서는 영흥도 AI·에너지파크와 공공주도 해상풍력 사업을 내걸었다. 산업 간 연계 가능성은 크지만, 법 제정과 국비 확보, 기업 투자, 계통과 항만 등 기반시설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

성장률 5%라는 목표는 미래에 대한 자신감인 동시에 무거운 실행 책임이다. 어떤 산업이 얼마나 성장하고 그 성장이 고용과 생산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민간자본 의존도와 공공재정 부담, 지역 중소기업과 인력의 참여 방안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목표를 발표하는 일과 성과를 만드는 일 사이에는 재원과 시간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난 9월 21일 부평구 삼산농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을 격려하며 인천이음카드로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인천시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난 9월 21일 부평구 삼산농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을 격려하며 인천이음카드로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인천시
◇압도적 성장의 기준은 시민의 체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은 『자유로서의 발전』에서 발전을 사람들이 누리는 실질적 자유를 넓히는 과정으로 보았다. 경제 규모의 확대만으로 발전을 재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인천의 성장도 이 물음 앞에 서야 한다. 시민이 더 나은 일자리를 얻고 이동과 주거의 부담을 덜며 문화와 여가를 누릴 기회가 넓어졌는지가 도시 발전의 기준이 돼야 한다.

세 비전의 성패는 서로를 얼마나 잘 이어내느냐에 달렸다. 산업단지에서 일자리가 생겨도 교통이 불편하면 정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주거와 문화 공간을 갖춰도 안정된 일자리가 없다면 시민이 인천에 머물 이유는 약해진다. 에너지 전환이 산업 경쟁력을 높이더라도 지역과 시민이 비용과 환경 부담을 떠안는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이라 하기 어렵다.

인천의 비전도 연차별 사업과 예산, 책임 부서, 성과지표로 구체화할 때 시민의 신뢰를 얻는다.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계획이 늦어지거나 여건이 달라지면 이유와 대안을 밝혀야 한다. 원도심과 신도심, 산업계와 노동자, 청년과 고령층이 성과를 고르게 나누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인천은 이미 공항과 항만, 산업단지, 바이오 생태계를 갖춘 도시다. 이제 서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필요하다. 리레이팅이 시민의 자부심으로, 리메이킹이 편리한 일상으로, 리파워링이 좋은 일자리로 이어질 때 인천의 대전환은 구호를 벗어난다. 박찬대 시장의 미래구상은 시동을 걸었다. 다음 과제는 압도적 성장의 결실이 시민에게 도착했음을 증명하는 일이다.

※통찰추호(洞察秋毫)는 아주 작은 부분이나 미묘한 변화까지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의미한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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