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6.20(목)

검찰 '상갓집' 소동…직속상관에 격렬히 항의
정권 우호 신임 지휘부 vs 기존 수사팀 갈등
"총장 리더십 발휘해야"…윤석열 행보 주목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 및 간부 인사 등으로 인해서 빚어졌던 검찰 내부의 불화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 강남 소재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검찰 간부의 상갓집에서 검사 간 '충돌'이 빚어졌다. 양석조(47·29기)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직속 상관인 심재철(51·27기)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을 향해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양 선임연구관은 심 부장을 향해 "조 전 장관이 왜 무혐의냐"고 항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심 부장이 간부회의 등에서 조 전 장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에 대한 항의다.

당시 상갓집에서는 다수의 검찰 간부들뿐만 아니라 언론사 기자 등 일반 조문객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공개적으로 항의하는 등 검찰 내 갈등이 여과 없이 외부에 표출된 것이다.

양 선임연구관뿐만 아니라 조 전 장관 본인 및 가족 등 각종 의혹을 수사한 실무진급도 당시 심 부장에게 항의성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 또한 장례식에 참석했으나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같은 소동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상갓집 소동은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송경호 3차장검사는 간부회의에서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헌법 정신을 강조한 윤 총장의 취임사를 인용하며 직제개편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 시절 검찰의 직접 수사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직제개편안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권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진 신임 검찰 지휘부와 기존 수사팀 간 깊어진 감정의 골이 상갓집 소동 등을 통해서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전 장관 수사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청와대 관련 수사, 그리고 최근 이뤄진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및 곧 단행될 중간간부급 인사 등으로 인해 내부에서 곪아왔던 갈등이 결국 터졌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내 갈등 상황이 잦아들지 않고, 오히려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조직 내 갈등 상황을 봉합하는 데 있어 윤 총장이 발휘할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법무부가 상갓집 소동을 두고 '추태'라고 지적하며 기강 세우기에 나섰지만, 결국은 검찰의 수장인 총장의 향후 행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내부의 갈등이 표면 위로 드러난 이상 총장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런 상황을 잘 추슬러서 조직을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실상 윤 총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며 "갈등을 빚고 있는 양측 모두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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