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3.29(금)

검찰 경기 부지사 시절부터 사용 수사중… 변호사비 대납 의혹 나오자 중단

[비욘드포스트 김형운 기자] ‘쌍방울 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수원지검이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이 쌍방울 측으로부터 1억여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현재 킨텍스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로 있을 때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지내는 등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화영 킨텍스 사장
이화영 킨텍스 사장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7일 이화영 사장의 집무실과 오피스텔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올해 초부터 쌍방울 경영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수사해 온 검찰은 최근 이 사장이 2019년 1월부터 쌍방울 법인카드를 받아 1억여원을 사용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은 한 시민단체가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직후인 작년 9월부터 중단했다.

이 사장은 2017년 3월부터 쌍방울 사외이사로 근무하다가 2018년 6월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에 당선되자 인수위원회에서 기획운영분과위원장을 맡으며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그는 2018년 8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냈다. 2020년 8월 경기도가 지분 33.3%를 보유한 킨텍스 사장에 선임돼 현재까지 현직이다.

검찰은 이 사장이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킨텍스 사장 등 공직에 있으면서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매달 수백만원씩 사적으로 사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그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카드를 제공한 쌍방울에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쌍방울이 이 사장에게 제공한 금품이 2020년 이 사장이 민주당 총선 경선에 나섰을 때 선거 비용으로 쓰였는지도 수사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날부터 이화영 사장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화영 사장의 사무실과 주거지 외에 경기도청 북부청사 평화협력국, 민간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도 포함됐다. 경기도 평화협력국은 이 사장이 경기도 평화부지사 시절 관장하던 부서였다. 이에 대한 압수수색은 2018년 11월 경기도와 아태협이 주최한 대북 교류 행사 ‘아시아태평양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 행사는 리종혁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관료 5명이 참석했다. 당시 한국 측에서는 이재명 대표와 이화영 사장,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평화부지사로 행사 개최를 주도한 이 사장이 당시 2차례나 북한을 방문해 협의를 진행하기도 해 당시 화제가 됐다.

경기도가 행사 비용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던 이 행사는 예산안의 도의회 통과가 어려워지자 모자란 비용 8억원을 공동 주최자인 아태협이 부담하게 됐다. 이에 쌍방울이 아태협을 후원하는 형태로 이 비용 중 상당 부분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쌍방울이 아태협을 통해 경기도가 진행하는 행사 비용을 우회 지원한 것으로 보고 압수수색 자료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쌍방울이 이 사장이 평화부지사 시절 담당한 행사 비용을 지원한 데 이어, 개인적으로 금품까지 제공한 배경이 무엇인지도 캔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법조계에서는 “이 사장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이 대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 17대 국회의원 출신인 이 사장은 이해찬 전 대표의 측근으로 꼽혔던 인물이기도 하다. 2018년 지방선거 때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하며 ‘이재명 측근’으로 등장했다. 그는 이후 지난 대선 경선 때 이 전 대표의 지지 조직인 ‘광장’이 발기인 1만5000명 규모의 ‘민주평화광장’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대장동 사건’이 불거질 당시에도 이 사장의 이름이 거론됐다.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와 그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 경영진으로 이 사장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인 이한성씨가 참여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이어졌다. 이한성씨가 화천대유가 분양한 대장동 아파트를 소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 의혹도 불거졌었다.

그동안 쌍방울 측은 수원지검의 수사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내사를 면밀하게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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