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01(수)

C 커머스 공세, 유료 회원 반발, 경쟁업체의 공격적 회원 유치에 아마존 참전까지…

쿠팡은 큰 폭의 할인 이벤트를 연이어 열며 혜택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쿠팡 제공]
쿠팡은 큰 폭의 할인 이벤트를 연이어 열며 혜택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쿠팡 제공]
[비욘드포스트 김선영 기자] 지난 12일 쿠팡은 멤버십 서비스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변경을 알리며 무료 배송·반품·음식배달, 무제한 OTT 시청과 같은 와우회원을 위한 특별 혜택 확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유통업계는 쿠팡의 이번 멤버십 요금 인상이 알리와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에 맞서기 위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와우 회원 혜택 증가와 더불어 물류 고도화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월회비 인상을 알리며 "올해부터 3년간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쿠팡은 예상보다 거센 비판 여론에 부딪혔다.

쿠팡 측은 반발을 예상한 듯 유료 멤버십 회원이 연간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은 97만원에 달한다며 조목조목 내역을 적어 발표했고 요금 인상 이후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숙박 반값, 식품 78%, 패션 80% 할인 등 이벤트를 연이어 열며 혜택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싸늘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료 음식배달은 이미 많다", "쿠팡 플러스 얼마나 본다고...그냥 탈퇴한다", "와우 안쓰고 로켓배송 무료배송 금액 채워도 충분하다"며 멤버십 해지 의사를 밝히거나 아예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물론 "한달에 몇십번 주문이라 혜택이 더 크다", "인상율만 58%라고 하면 커보이지만 기껏해야 3000원이다", "일단 기존 멤버십이 유지되는 동안에 지켜보겠다"는 우호적인 반응도 있다.

안으로 멤버십 회원들의 아우성에 시달렸다면, 밖으로는 이탈 고객을 유치하려는 경쟁 업체들의 총공세를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요금 인상 소식을 접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일제히 신규 가입 혜택을 늘리며 적극적으로 유치 경쟁이 나섰다.

네이버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신규 가입자에게 3개월간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고 신세계그룹은 5월 한 달간 신세계백화점·쓱닷컴·이마트·G마켓·옥션 등의 계열사와 공유하는 신세계유니버스 클럽의 연회비를 신규 회원에 한해 3만원에서 4900원으로 대폭 낮춘다. 컬리도 마찬가지로 내달 17일까지 컬리멤버스 첫 가입자에게 3개월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이 같은 행보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 요금 인상으로 이탈한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업체의 동시다발적인 총력전이 쿠팡으로선 달가울리 없다.

이런 와중에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 또한 한국 시장에 참전을 선언했다. 한국의 직구 시장 공략을 위해 49달러 이상 구매시 대한민국으로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하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각도로 조여오는 압박에도 아직 쿠팡은 여유로워 보인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 요금을 인상한 뒤 모기업인 쿠팡 Inc의 주가가 사흘간 17% 급등했다. 17일(현지시각) 쿠팡Inc의 주가는 22.63달러로 마감했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쿠팡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은 지난해 1400만여 명으로 인상된 멤버십 요금을 계산하면 쿠팡은 연 4872억원의 이익 증대 효과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쿠팡은 "도서산간과 인구감소 지역 등 ‘식료품 사막’ 환경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위한 로켓배송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2027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무료 로켓배송을 확대함으로써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이 고객들의 삶의 질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지방 인구소멸을 막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도록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aha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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