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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이상영 교수팀, '엔트로피(무질서도) 충돌' 고분자 전해질을 세계 최초 제시

입력 2025-12-17 18:37

- 전고체전지의 난제였던 '제조공정성·후막전극' 한 번에 해결
- 기존 리튬이온전지 공장 그대로, 전고체전지 상업화 성큼

(왼쪽부터) 연세대 오경석 연구원, 고려대 이지은 연구원, 고려대 곽상규 교수, 연세대 이상영 교수. (사진제공=연세대)
(왼쪽부터) 연세대 오경석 연구원, 고려대 이지은 연구원, 고려대 곽상규 교수, 연세대 이상영 교수. (사진제공=연세대)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연세대학교는 화공생명공학과 이상영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 곽상규 교수팀, 군산대 이민재 교수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이영주 박사 연구팀과 함께, 엔트로피 개념을 이용한 ‘엔트로피 충돌’ 고분자 전해질을 세계 최초로 제시하고 이를 전고체전지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고체전지는 ‘잘 폭발하지 않고, 더 멀리 가는’ 차세대 배터리로 불린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실험실 성과에 비해 실제 공장에서 생산하기가 어려워 상업화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기존 리튬이온전지 공장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전고체전지를 제조할 수 있는 신규 고분자 전해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해질의 핵심은 ‘양쪽성이온’이라는 특수한 분자 구조에 있다. 이 분자는 하나의 분자 안에 양전하(+)와 음전하(-)를 동시에 갖고 있어, 리튬 이온과의 상호작용이 뛰어나며 분자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되기 쉬운 특성을 갖는다.

여기에 연구팀은 ‘엔트로피 충돌’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적용했다. 초기에는 액체 상태로 존재해 전극 내부 깊숙이 물처럼 스며들 수 있고, 이후 빛이나 열을 가하면 고체로 굳으면서 분자들이 스스로 정렬돼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형성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해당 전해질은 고체 상태에서도 이온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이온 전달 경로가 끊기지 않는다. 이는 그동안 고분자 전해질의 가장 큰 한계로 지적돼 온 낮은 이온전도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한 성과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특징은 기존 리튬이온전지 생산 공정과의 높은 호환성이다. 새로 개발된 고분자 전해질은 초기에는 액체 상태여서 현재 공장에서 사용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전극에 코팅하거나 스며들게 할 수 있고, 이후 간단한 공정을 거쳐 고체 전해질로 전환된다.

즉, 고가의 신규 설비를 도입하지 않고도 기존 리튬이온전지 생산 라인을 전고체전지 공정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 전해질을 이용해 두꺼운 전극을 사용하면서도 실온과 낮은 압력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전고체전지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기존 리튬이온전지(일반적으로 약 250Whkg−1 수준) 대비 약 두 배 수준의 높은 에너지 밀도(516 Whkg−1)를 갖는 전고체전지 실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상영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리튬이온전지 제조 공정과의 호환성이 매우 뛰어난 고체 전해질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엔트로피 기반 고분자 전해질을 이용하면 복잡한 추가 공정 없이도 고에너지 전고체전지를 구현할 수 있어, 전고체전지 상업화를 실질적으로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과 나노·소재기술개발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지난 12월 6일 국제 학술 권위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bjle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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