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적 2승 무패, 남은 5경기에서 2승만 따내도 첫 우승
소형준, 초반 위기 딛고 6이닝 무실점 역투

KT는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에서 두산을 6-1로 완파했다.
전날 1차전 4-2 신승으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승리를 맛본 KT는 이틀 연속 두산을 울리고 시리즈 전적 2승 무패를 만들었다.
KT는 남은 5경기에서 2승만 챙기면 2015년 1군 입성 후 첫 한국시리즈 패권을 가져간다.
선발 소형준이 초반 난조를 극복하고 6이닝 3피안타 5사사구 무실점 역투로 한국시리즈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전날 3타수 3안타를 친 강백호는 이날도 2타수 2안타 2볼넷으로 출루율 100%를 자랑했다.
다시 한 번 '미러클'을 꿈꾸는 두산은 2연패를 당했다. 현재 가장 믿을만한 선발 투수인 최원준이 4⅓이닝 6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앞으로 5경기에서 4경기를 이겨야만 시리즈를 뒤집을 수 있는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타선은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타이인 4개의 병살타로 자멸했다. 박건우와 양석환은 이날도 4타수 무안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KT는 1회초 무사 1,2루에서 호세 페르난데스의 안타성 타구 때 박경수의 그림 같은 호수비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것을 막았다.
실점 없이 첫 수비를 마친 KT는 곧장 선제점을 뽑았다. 1회말 1사 후 황재균이 최원준을 상대로 손맛을 봤다. 황재균은 0B-1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황재균의 데뷔 첫 한국시리즈 홈런이다.
반면 두산의 공격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제구가 흔들린 소형준을 압박했지만 한 방이 없었다. 두산은 1회부터 3회까지 3연속 병살타로 이 부문 포스트시즌 최다 타이 기록의 불명예를 안았다.
4회에는 선두타자 페르난데스가 2루타로 출루했지만 후속타자들이 침묵했다. 김재환이 친 공은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고, 박건우는 나쁜 공에 배트를 헛돌리더니 정작 가운데 스트라이크를 놓쳐 루킹 삼진으로 돌아섰다.
힘겹게 리드를 지키던 KT는 5회 빅 이닝을 연출, 멀찌감치 달아났다.
박경수의 중전 안타로 무사 1루에서 등장한 심우준은 두산 내야진의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로 내야 안타를 이끌어냈다. 무사 1,2루에서는 조용호가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우전 적시타를 날려 2루 주자 박경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KT는 대량 득점 기회를 쉽게 놓치지 않았다. 황재균의 보내기 번트와 강백호의 자동 고의사구로 1사에 베이스를 모두 채운 KT는 유한준이 최원준에게 몸에 맞는 볼을 이끌어내 1점을 추가했다.
크게 흔들린 최원준은 후속타자 호잉에게도 볼넷을 허용했고, 이 사이 스코어는 4-0까지 벌어졌다.
포수 장성우까지 득점 행렬에 가담했다. 장성우는 1사 만루에서 자신을 상대하기 위해 올라온 홍건희에게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6-0을 알리는 이 한 방에 양 팀 더그아웃의 표정은 극명히 갈렸다.
KT는 7회부터 불펜으로 전환한 에이스 고영표를 올려 지키기에 나섰다. 줄곧 끌려가던 두산은 8회 페르난데스의 적시타로 영패를 면하는데 만족했다.
두 팀은 16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7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3차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