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지원비 예산 소진에 곳곳에서 지급 중단
형편 어려운 저소득층은 지원금 없이 격리 어려워

특히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층은 생활지원금 축소로 확진 시 일을 쉬기 더 어려워졌지만, 예산이 모두 소진돼 확진자 생활지원금 지급이 이미 중단된 지자체가 많아 대책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3일 경기 남양주시 등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확진자 폭증 지자체를 중심으로 생활지원비 예산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6일부터 확진자들에게 지급되던 생활지원비를 1인 10만원, 2인 이상 15만원으로 크게 줄였다. 직전 생황지원금은 7일 격리 시 1인 기준 24만4000원, 2인은 41만3000원이었다.
전날도 500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남양주시 역시 올해 국·도·시비 매칭으로 편성한 코로나19 생활지원비 59억3000여만원(시비 9억9000만원 포함)이 일찌감치 모두 소진돼 1월 12일 이후 접수분에 대해서는 지급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달부터 확진자가 매주 2배씩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나타나면서 73만 시민의 20%가 넘는 15만5000여명이 확진되면서 발생한 일이다.
남양주시는 경기도를 통해 생활지원비 170억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지만, 필요한 수준의 예산을 한 번에 확보하기는 어려워 확진자가 늘수록 지급 지연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인구 규모에 따라 올해 코로나19 생활지원금을 편성한 만큼 유행 정도가 비슷한 다른 지자체들도 남양주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확진자의 직장에 제공되던 유급휴가 지원비까지 중소기업으로 대상이 한정되고 금액도 하루 4만5000원으로 축소돼 ‘확진 판정을 받으면 회사에도 손해’라는 인식까지 확산되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다 걸리는데 확진 판정을 받고 회사의 눈총을 받느니 그냥 약을 먹고 버티겠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남양주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재택치료 도입 후에 감염되면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나왔었는데 이제는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 대신 연차를 내고 그냥 며칠 쉬는 분위기까지 생겼다”라며 “작은 회사에서 계속 몇 명씩 확진자가 나와 업무나 인건비에 부담이 생기니까 이제 걸렸다 싶으면 그냥 버티거나 휴가를 내고 쉬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격리자 생활지원비 축소와 지급 지연은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의 검사 여건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남양주시에서 노점을 하는 60대 김모씨는 “지병이 있어 그동안 감염을 피한다고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이제는 점점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힘든데 이제는 지원도 거의 안 된다고 하니까 검사받을 생각보다 일단 먹고 살 걱정을 하게 된다”고 착잡한 심정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