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정례회 제3차 본회의서도 추경안 처리 못해 이달 처리 어려울 듯
도교육청, 지난 9월 제출 추경안에 급식경비 523억 포함...최소 408억 부족
학교방역사업 583억도 포함…추경 지연에 학교기본운영비로 우선 지출
4일 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의회는 전날(3일) 제365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도 추경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전날 행정사무감사, 상임위별 2023년도 예산안 심의 등을 위해 다음 달 11일까지 휴회를 결의한 만큼 사실상 이달 내 추경안을 처리하기는 불가능한 처지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가 고스란히 학교 현장으로 돌아가게 됐다는 점이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9월 제출한 추경안에 학교 급식 경비 523억원을 포함했다. 물가 인상에 따른 식품비 단가 인상분(7%)을 반영해 내년 2월까지 투입돼야 할 학교 급식 경비를 편성한 것이다.
하지만 여야 갈등으로 추경안이 처리되지 못하면서 도교욱청은 최소 408억여원의 예산 부족 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시·군마다 편차는 있지만 경기 광주·안성·연천을 제외한 도내 28개 시·군은 학교급식 예산 부족분이 발생하는데 일부 지역은 그 재원 부족분 규모가 커 당장 다음 달부터 학교 급식이 위태로운 상황에 부닥치게 된 것이다.
부족분이 많이 발생하는 시·군은 화성 44억여원, 파주 40억여원, 평택 31억여원, 고양시 29억여원, 안산 28억여원 등이다.
사정이 이렇자 도내 신도시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이 가입돼있는 맘카페에 도의회를 강하게 성토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10만명 이상 회원이 가입한 김포지역 A맘카페에는 한 작성자가 이러한 내용을 기사화한 보도를 공유하자 “못난 어른들. 정말 갑갑하네요”, “아무리 몰라도 저건 아니지요. 아이들인데”, “한숨만 나오네요”, “도시락 싸서 보내야 될 수도 있겠네요” 등 여러 댓글이 올라와 있다.
9만명 이상 회원이 활동하는 남양주지역 B맘카페에는 또 다른 작성자가 같은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진짜 중단되면 도시락 싸야 하나”고 걱정을 드러냈다.
해당 게시글에는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 밥은 챙겨줘야지”, “산 넘어 산이네요”,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네요”, “대체 나라가 어찌 돌아가는 건가요”, “도시락 싸오란 얘긴 안 했음 좋겠네요” 등 학교 급식중단 사태를 우려하는 댓글이 달렸다.
도의회에서 추경 예산을 내려보내지 않으면서 학교 방역활동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도교육청에 이번 추경예산안에서 도의회에 올린 예산안은 583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도의회가 추경 예산을 확정하지 않으면서 교육청 부담액이 현재 학교 기본운영비로 집행 중인 상태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들이 학교 교육활동으로 써야 할 예산이 부족해지면서 추경 예산에 대한 교부시기 등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도의회 홈페이지에 마련된 ‘진정민원’ 게시판에는 한 작성자가 지난달 25일 “2학기 시작 전 교육청 공문으로 국고예산으로 각 학교별 방역인력을 충원하라 해놓고 아직도 지원금이 오지 않고 있다.
너무 하는 거 아닌가”라며 “빠른 시일 내 각 학교에 방역인력지원비를 보내주길 바란다”는 내용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다른 작성자가“진정 올려도 의회사무처 직원들이나 글을 보지, 정작 이런 상황 만든 도의원들은 관심 없다”며 “갑질이나 할 줄 알지, 정작 현장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 없다. 지방의원 없애야 한다”고 성토하는 댓글을 달았다.
내년 3월 개교해야 하는 학교들도 예산 확보가 늦어지면서 적기 개교에 차질을 빚게 될 위기에 놓였다. 현재 도교육청이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 중인 학교는 수원 망포2초, 평택 고덕3중·동삭중, 광주 능평초·태전중, 하남 감일1중 등이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 마무리 공사를 위해 이번 추경에 올해 안에 집행해야 하는 예산 214억원을 담았는데 추경 불발로 이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예산 부족이 가장 심한 학교는 망포2초로 123억원이며 광주 능평초 46억원, 하남 감일1중 30억원, 태정중 6억원, 동삭중 5억원, 고덕3중 4억원 등이다.
교원단체는 물론 경기지역 교장단에서도 추경 통과 지연으로 인한 학교 교육활동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교사노조는 “학교 현장에서 하반기 교육활동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선 추경안 통과가 절실했기에 어제(3일) 365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을 기대했으나 이번 역시 무산됐다”며 "당장 12월부터 학교급식 예산이 부족해 학교 급식이 중단될 수 있으며, 학기말 교육활동 마무리에도 차질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도 “양당의 의원들은 도민의 민생과 학생 교육을 부르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학생 교육과 도민의 민생은 후순위로 내팽겨진 모양새가 됐다”며 “도의회는 초당적 협치정신을 발휘해 경기도와 도교육청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도 초등·중등교장단협의회와 사립교장단협의회도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고 학생의 교육과 관련된 국가 예산은 어떠한 경우에도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분야”라며 “교육관련 추경예산만큼은 초당적으로 협력해 우선적으로 통과시켜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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