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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칼럼에 대해 하나마나 한 이야기

입력 2025-08-29 08:11

[신형범의 千글자]...칼럼에 대해 하나마나 한 이야기
썩 재밌지는 않아도 일상에서 소재를 찾아 매일 꾸준히 글을 이어가는 걸 기특하게 여기는 독자들이 있습니다. 개중에는 가끔 글 쓰는 방법 좀 알려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요청을 받으면 몹시 난감합니다. 나로서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多讀 多作 多想量)는 하나마나 한 말밖에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좀 자세히 알려달라고 하면 ‘어떤 글을 쓰고 싶냐’고 오히려 내가 되묻습니다.

종류가 다양한 만큼 글의 성격에 따라 쓰는 법도 다르고 또 쓰는 사람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깝게는 내가 쓰는 글의 종류를 굳이 구분하자면 칼럼에 가깝습니다. 소설이나 에세이, 수필, 시, 보고서 같은 글과는 형식과 성격이 확연히 다릅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쓰는 종류의 글 말고 다른 글은 잘 모른다는 겁니다. 잘 알지 못하니까 쓰는 법도 당연히 모릅니다.

칼럼에 국한해서 알려달라고 한다면 조금은 말해 줄 게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칼럼 쓰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나 강좌는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 책들도 보면 주로 보고서나 시, 소설, 에세이 쓰는 방법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칼럼은 다른 글과는 좀 다른 장르이거나 많은 사람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쨌든 칼럼에 대해 말하자면 일단 분량이 적습니다. 짧게는 800자에서 길어도 2600자를 넘지 않습니다. 요즘 독자들은 긴 글을 잘 못(안) 읽는 걸 감안하면 칼럼은 나름 효능이 높은 글입니다. 짧기 때문에 문장을 화려하게 꾸미거나 멋을 부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방대하고 치밀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정연하게 논리를 전개할 수도 없습니다. ‘내 생각은 이거야’라며 툭 내뱉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그래서 양비론이나 양시론처럼 기계적으로 균형을 맞추는 식의 전개는 독자들을 맥 빠지게 만듭니다. 차라리 좀 엉뚱하더라도 자신 있게 주장을 펴는 편이 힘 있어 보입니다. 진부한 모범답안보다 뻔뻔하지만 참신하게 딴죽을 거는 게 낫다는 얘기입니다.

앞서 다른 장르라고 했지만 칼럼은 보기에 따라서 에세이와는 구분이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 경계를 선명하게 구분 짓는 지점은 개인의 의견을 내세우되 근거, 맥락,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힌 짧은 논증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에세이는 개인의 경험과 정서를 중시하는데 비해 칼럼은 주장, 근거, 설득의 구조가 비교적 명확합니다. 그러니 독창적인 시선, 명료한 문장, 독자를 위한 맥락화가 미덕이 될 수 있습니다.

칼럼의 상당수가 에세이와 경계에 애매하게 걸쳐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극히 사적이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객관적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모두의 문제를 개인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바라보면서 친근한 형식으로 풀어나가는 전략이 영리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모두가 아는 거대담론보다는 내 주변 일상의 사소하고 친근한 사건을 소재로 삼는 게 주목을 끌기 쉽습니다.

쓰다 보니 설명이 구체적이지 않고 흐릿해졌는데 내 경우엔 내가 쓰는 글에는 특정한 패턴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퇴고 과정에서 발견하기도 하고 완성된 글을 읽으면서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드물게는 독자가 먼저 알아채고 피드백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튼 칼럼에 관한 한, 내가 알고 있는 중요한 내용은 거의 말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별 도움이 안 되겠지만요.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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