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렌마트 원작 블랙코미디가 던지는 부조리한 인간 심리의 아이러니
- 하수민 연출과 초연 창작진이 다시 빚어낸 완성도 높은 무대
- 박건형, 남명렬을 비롯한 관록과 스타 배우의 강렬한 앙상블
- 웃음과 불편한 성찰을 동시에 체험하는 블랙코미디 법정극의 묘미

▲ 뒤렌마트 단편소설 <사고>, 통렬한 블랙코미디로 재탄생
<트랩>은 2024년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올해는 더욱 단단해진 앙상블과 새로운 배우의 합류로 완성도를 높여 관객과 만난다.
프리드리히 뒤렌마트(1921~1990)는 독일어권 현대극을 대표하는 극작가로 그의 과장된 전개와 기괴한 상황을 통해 인간의 위선과 사회의 모순을 드러냈으며, 단편소설 <사고>는 그가 가장 애착을 가진 작품 중 하나다.
▲ 웃음 속에서 드러나는 불편한 진실
<트랩>은 우연히 벌어진 ‘재판 놀이’를 통해 인간의 죄와 위선을 드러내는 블랙코미디다. 출장 중 자동차 사고로 작은 시골 마을에 머물게 된 주인공 트랍스(박건형)는 은퇴한 판사(남명렬)와 검사·변호사·사형집행관 출신 친구들의 만찬 자리에 초대된다.
그러나 장난처럼 시작된 ‘모의 재판’은 점차 진짜 법정극으로 변모하고, 트랍스의 숨겨진 죄와 책임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작품은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 채 죄를 짓기도 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유머와 아이러니로 풀어내며, 웃음 뒤에 날카로운 성찰을 남긴다.
▲ 무대를 이끄는 창작진과 배우들
이번 작품은 초연의 창작진들이 다시 의기투합했다. 제45회 서울연극제 대상 수상작 ‘새들의 무덤’을 연출한 하수민이 다시 연출을 맡았으며, 남경식 무대디자이너는 관객이 마치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듯한 몰입적 공간을 구현했다.
의상은 연극 ‘천개의 파랑’, 뮤지컬 ‘더 트라이브’의 EK디자이너, 분장은 창극 ‘패왕별희’, ‘춘향’을 작업한 김종한 디자이너가 참여해 미학적 완성도를 높인다.
주인공 트랍스 역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시카고’, 연극 ‘햄릿’ 등에서 폭넓은 활동을 펼친 배우 박건형이 새롭게 합류한다.
그는 평범한 외지인이 서서히 피고로 몰리는 심리적 변화를 치밀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또한 ‘새들의 무덤’, ‘미궁의 설계자’ 등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손성호가 사형집행관 역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퇴직 판사 역의 남명렬은 이해랑연극상, 동아연극상 등을 수상한 관록의 배우로, 인간 본성의 아이러니를 깊이 있게 보여줄 예정이다.
강렬한 카리스마의 손성호 배우(사형집행관)와 함께 동아연극상 연기상에 빛나는 강신구(검사), 섬세한 캐릭터 해석의 김신기(변호사), 탄탄한 연기력의 이승우(가사도우미)까지 서울시극단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강력한 앙상블을 완성한다.
하수민 연출은 “<트랩>은 작품의 제목이 뜻하는 ‘사고’처럼 작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우연한 ‘사고’들을 다루지만 그 속에는 인간에 대한 다양한 관찰과 관점, 삶에 대한 진지한 철학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트랩>은 불편한 진실을 블랙코미디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며 웃음 뒤에 날카로운 성찰을 남긴다.”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연극적 경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극 <트랩>의 상세 정보는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극단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예매는 세종문화티켓과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bjlee@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