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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사법제도, 어떻길래

입력 2026-03-05 08:16

[신형범의 千글자]...사법제도, 어떻길래
더불어민주당과 여권이 밀어붙인 ‘사법개혁 3법’이 지난 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법을 잘못 적용하는 판.검사를 처벌하는 법왜곡죄와 법원의 확정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이의를 제기하는 재판소원제, 그리고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법안입니다.

이 뉴스에 달린 댓글 중에는 “조희대 사법부 쌤통이다” “사법부가 자초한 일” “꼴 좋다”라며 검찰에 이어 법원을 척결해야 할 ‘악(惡)’으로 규정하는 내용도 많습니다. 나는 법이나 정치를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 사법부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는 권력의 눈치를 보는 사법부와 양심을 저버린 판사의 문제이지 제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제도를 바꾸라고 무작정 힘으로 몰아붙이는 게 옳은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엘로힘은 하나님을 말하는데 재판관을 뜻하기도 합니다. 재판은 원래 하나님께 속한 일이지만 인간인 재판관이 하나님을 대신해 재판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재판관은 하나님의 권위를 위임받아 신을 대리해 직책을 수행하는 것이며 재판은 그처럼 신성한 일이라는 겁니다.

종교를 떠나 현대 국가의 재판관은 국가권력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자로서 사회공동체의 양심을 대표합니다. 설사 재판관이 인간적인 흠결이 있거나 재판을 잘못하더라도 권위를 인정해서 일단 그 판단을 존중하고 재판의 잘못은 3심제도를 통해 바로잡고 최종심 판단에 승복함으로써 사회질서를 유지하려는 것이 현대 사법제도의 취지입니다.

그래서 재판관은 자연인으로서 개인적 선호나 취향에 따라 판단하는 게 아니고 국가의 법질서를 대표해 판단해야 하며 재판은 명백하게 공공의 성격을 띠게 됩니다. 예컨대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가 졸업한 학교, 출신지역, 성향 등을 따져 재판의 결과가 예상되거나 판결이 이뤄진다면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판사는 자기 소신이 공동체적 양심에 어긋날 때 개인적 소신을 꺾고 공동체의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소신과 맞지 않은 판결을 하는 판사는 존경받을 만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지금 사법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재판 과정이나 판사에 대한 과도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이건 엄밀히 보면 제도의 결함이기보다는 재판의 운영행태와 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닌가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합니다.

현재의 사법시스템이 가장 이상적인 제도는 아니지만 그나마 결점이 적기 때문에 많은 민주국가에서 채택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이보다 더 나은 제도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본질은 재판을 하는 판사, 재판절차, 운영의 문제이지 제도 그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뿌리째 흔들려는 건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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