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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인터뷰]가톨릭관동대 미디어콘텐츠전공, '미디어 거장' 김철연 특임교수를 만나다

입력 2025-12-07 03:58

- "K-콘텐츠, 성공의 기억 잊어라...'AI·IP'로 시즌2 준비할 때"
- 넷플릭스 등장부터 KT스튜디오지니 설립까지...27년 경험을 교육에 심다
- 강릉을 '스토리의 성지'로 만들 것"
- 김철연 교수, 미디어 혁신의 최전선에서 학생들에게 '소통 역량'과 '미래 플랫폼' 전략 전수

김철연 특임교수(가톨릭관동대 미디어콘텐츠전공) / (사진제공=가톨릭관동대)
김철연 특임교수(가톨릭관동대 미디어콘텐츠전공) / (사진제공=가톨릭관동대)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글로벌 ​대학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한 특집 인터뷰_김철연 특임교수(가톨릭관동대 미디어콘텐츠전공)

비욘드포스트는 ‘글로벌 국가 경쟁력이 곧 대학의 인재 양성'이라는 시대적 공감대에 함께 글로벌 대학의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탐방하여 소개하는 특집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첫 특집은 ‘글로벌 대학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한 특집 인터뷰’로 최근 2026학년도 정시모집을 앞두고 고교생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는 가톨릭관동대학교(총장 김용승)의 미디어콘텐츠전공을 찾았다.

이 전공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는 급변하는 글로벌 콘텐츠산업 환경 속에서 영상·디지털·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교육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은 TV·영화·OTT 영상 콘텐츠뿐 아니라 유튜브, 웹예능, 게임, 공연·뮤지컬 등 새로운 형태의 멀티콘텐츠 제작 영역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미래형 교육 시스템을 투자하여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미디어콘텐츠전공이 큰 관심을 얻고 있는 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K-콘텐츠 산업의 격변기를 온몸으로 겪어내며 혁신을 주도해 온 미디어 전문가가 강릉의 캠퍼스에 섰다. CJ ENM 글로벌 프로젝트의 성공과 KT스튜디오지니 설립을 이끈 주역인 김철연 특임교수(가톨릭관동대학교 미디어콘텐츠전공)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새로운 챕터를 시작한 김철연 교수를 만나, 대학 비전을 비롯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대학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과 K-콘텐츠의 미래 전략인 '시즌 2'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김철연 특임교수와 일문일답-

▶ 교수님 소개 간략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1994년 제작 프로듀서로 방송계에 들어와 편성, 마케팅, 유통, 글로벌 사업까지 미디어콘텐츠 사업 밸류체인 전반을 모두 경험하였습니다. CJ ENM, 네이버를 거쳐 2021년에 영화, 드라마 스튜디오인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였고 작년까지 대표로 일했습니다. 너무 커리어 중심으로 소개했나요? ^^(웃음)

▶ 콘텐츠 제작과 미디어 산업 전반에서 쌓아오신 풍부한 경험을 대학 교육에 접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미디어콘텐츠 분야는 그 어떤 산업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점입니다.

학문적 깊이도 중요하지만, 지금 현장에서 '산업의 흐름(Flow)'이 어떻게 요동치는지 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변화의 파도에 휩쓸리는 게 아니라, 그 파도를 타고 함께 나아가는 법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 교수님께서 바라보는 가톨릭관동대 미디어콘텐츠제작전공의 첫인상은 어떠했나요?

진지하고 선한 느낌. 너무 추상적인가요? ^^.

엄청 나서는 성격들은 아니지만 조용히 자기 맡은바 열심히 하는. 조용하지만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어요.

▶ 오랜 시간 활동하시면서 가장 ‘결정적 변화’의 순간을 느끼고 경험하신 적은 언제였나요?

단연 '넷플릭스의 등장'입니다. 제가 넷플릭스 진입 초기에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던 당사자 중 한 명입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그때 조금 더 늦게 계약했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아마 국내 토종 플랫폼들에게 조금 더 유리한 지형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섞인 상상을 하곤 합니다.

플랫폼 하나가 산업의 판도를 뒤집는 것을 목격했기에, 학생들에게도 이런 거시적인 안목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 KT스튜디오지니 설립, CJ ENM 글로벌 프로젝트 등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제 친한 입사 동기가 어느 날 저에게 “너는 '낙관적 비관주의자(Optimistic Pessimist)'” 그러더라고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단기적으로는 매사 '최악의 시나리오(Worst Case Scenario)'를 준비할 정도로 걱정이 많지만, 장기적으로는 굉장히 낙관적이래요. 그게 제가 맡은 사명들을 잘 완수하게 한 비결이었던 것 같아요.

무에서 시작하느라 정말 힘들었는데, KT스튜디오지니나 글로벌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의 비전을 믿고 맨발로 같이 뛰어준 우리 팀의 ‘뜨거운 열정’ 덕분입니다. 그것이 모든 미디어 콘텐츠 사업의 성공 요인이라 믿습니다.

▶ 교수님께서 생각하는 ‘현장형 콘텐츠 인재’의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요?

고민 없이 바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소통 역량’입니다. 현장에는 정말 다양한 직무의, 각기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 있어요. 서로 같은 단어를 쓰는데 다른 얘기를 하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소통을 잘하면 일도 빨리 배울 수 있고, 더 좋은 결과물을 뽑아내고, 갈등이나 사고도 빠르게 해결할 수 있어요.

▶ 앞으로 가톨릭관동대 학생들에게 구상 중인 커리큘럼이나 제작 프로젝트가 있다면 살짝 공개해 주실 수 있나요?

첫 번째, 우리나라 미디어 성공한 콘텐츠, 혹은 화제가 된 콘텐츠를 해부해 볼 생각입니다. 단순히 "재밌다"가 아니라, 제작이 결정된 배경은 무엇인지, 과정에서 어떤 난관이 있었고 어떻게 돌파했는지?, 그 '비하인드'를 분석하고 토론하는 것이죠.

콘텐츠를 매개로 이론과 현장을 연결시키는 동시에 콘텐츠에 대한 안목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요. 또 필요하다면 그 제작자를 우리 학교로 초대해 직접 얘기를 듣는 시간도 마련하고 싶어요.

두 번째,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 공공단체나 CJ와 같은 미디어 기업에 신인 발굴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들이 있어요. 우리 학생들과 그런 프로그램들을 활용해서 드라마 대본 개발 또는 AI 기반의 숏폼 드라마 제작을 해 보고 싶습니다. 물론 학생들이 원하는 경우에요. ^^

▶ 강원·영동권에서 특히 주목하고 계신 콘텐츠 가능성이나 지역 자원은 무엇인가요?

저는 우리 학교가 있는 강릉이 콘텐츠 전문 대학이 자리하기에 굉장히 훌륭한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자연 경관, 편리한 교통. 그리고 이야기가 있어요. 우리 시대의 허균, 허난설헌을 키워낼 수 있는 곳으로 포지셔닝하고 싶습니다.

최근 강릉이 제주를 제치고 한 달 살기 하고 싶은 도시 1위로 뽑혔다는 기사를 봤어요.

창작자들이 강릉에서 머물면서 기획이나 제작을 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지자체와 논의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 창작자들과 우리 대학이 협업해서 우리 학생들에게 인사이트와 경험의 기회도 주고요.

▶ 현재 K-콘텐츠의 위상을 어떻게 진단 하시나요?

냉정하게 말해 지금은 '시즌 1의 클라이맥스'입니다. 박수받을 때 다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제 성공의 기억을 잊고 '시즌 2'로 넘어가야 할 때입니다.

▶ 그럼 K-콘텐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를 위해 'K-콘텐츠 시즌 2'는 무엇이 달라져야 합니까?

시즌 2의 무대는 'AI'와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형태의 서비스가 곧 등장할 텐데,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어떤 플랫폼에서도 통하는 '독보적인 고유 IP', 둘째는 이를 빠르게 현실화할 수 있는 'AI 활용 노하우'입니다.

기존의 성공 문법이 약해지는 지금이 오히려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판에서는 출발선이 같으니까요.

▶ 가톨릭관동대 홍보 콘텐츠 제작에 기여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어떤 방향의 변화나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저희 총장님께서 차담 중에 우리 대학을 강원 영동권에서 최고의 대학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하셨어요. 저는 우리 대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 없다"는 걸 감추지 말고, "강릉에 있다"는 걸 무기로 삼아야 합니다. 이걸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각 단과대학 이름을 강조하여 홍보하는 것도 고려해 보았으면 합니다. 낯선 이름에는 잠깐 멈추게 되니까요. 그리고 일반적인 대학 홍보가 아닌 특정 요소를 살린 바이럴 마케팅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우리 대학에 조리 관련 학과가 있으니, 학생 식당에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하는 겁니다. 그 메뉴의 '먹방' 숏츠를 찍어 올리는 거죠. 예를 들어 #트리니티칼리지 #강릉맛집 #학식먹방 같은 키워드로요. 이 3개 키워드로 숏츠를 만들어 화제를 모으는 방식요. 거창한 학교 자랑보다, 확실한 매력 포인트 하나가 요즘 세대엔 더 통합니다.

학교 전체를 알리려면 타 학교 홍보물과 유사해지기 쉬우니까 식당 메뉴 하나, 인생샷 건질 수 있는 소나무숲 자리 하나를 활용하여 그 이미지와 학교를 연결시켜 알리면 어떨지요?

▶ 콘텐츠 분야를 꿈꾸는 학생·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콘텐츠 산업은 철저히 스타 중심 산업이었어요. 시장 진입도 어렵고 스타가 되기까지 길고 어려운 훈련의 시간이 필요했고요. 하지만 산업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기술 발달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여러분한테 필요한 건 더욱 단순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말미, 김 교수는 제자들과 콘텐츠 업계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콘텐츠 분야를 꿈꾸는 청년들에게는 "산업 구조 변화로 진입 장벽이 낮아진 지금, '개방적인 시각(열린 눈과 귀), 공감 능력(따뜻한 말),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 의지(뜨거운 가슴)'만 있다면 기회는 능동적으로 그 길을 모색하는 자에게 다가올 것"이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미디어 산업의 격변기를 온몸으로 부딪쳐 온 김철연 교수. 그의 경험과 통찰이 강릉의 바다처럼 넓고 깊은 비전이 되어, 차세대 K-콘텐츠 주역들을 키워내는 자양분이 되길 기대해 본다.
가톨릭관동대교 미디어콘텐츠전공 학생들. (사진제공=가톨릭관동대)
가톨릭관동대교 미디어콘텐츠전공 학생들. (사진제공=가톨릭관동대)
한편, 미디어콘텐츠전공은 앞으로 AI 기반 영상편집, 버추얼 프로덕션, 실감형 콘텐츠(XR) 제작 등 차세대 콘텐츠 기술을 교육과정에 확대해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 창의인재 양성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글로벌대학 탐방을 통해 가톨릭관동대학교가 강릉·강원지역 산업과 연계한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를 강화해 지역문화의 가치를 세계로 확장하는 역할을 계속 기대해 본다.

bjle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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