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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아파트 경쟁, ‘최상층 설계’가 좌우한다

이종균 기자

입력 2025-12-12 16:41

스카이라운지·펜트하우스…상층부 차별화가 시세 견인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지역 시세를 주도하는 랜드마크 아파트의 경쟁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입지 중심의 가치 경쟁을 넘어, 아파트 최상층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단지의 상징성과 가격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스카이라운지와 펜트하우스 등 상층부 특화 설계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과거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지하층이나 별동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활용도가 낮아 관리 사각지대로 남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넘기 위해 커뮤니티 공간을 아파트 최상층으로 끌어올리는 설계가 확산하고 있다. 최상층 커뮤니티는 단순 편의시설을 넘어 단지의 정체성과 가치를 상징하는 핵심 요소로 기능한다.

랜드마크 아파트 경쟁, ‘최상층 설계’가 좌우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카이라운지다. 아파트 최상층에서 도심 전경이나 자연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는 고급 주거단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내부에는 카페형 공간이나 북라운지, 게스트하우스 등이 함께 조성돼 입주민의 이용 만족도를 높인다. 일상 속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입주민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부동산인포가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수도권에서 분양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청약 경쟁률 상위 20개 단지 중 12곳이 스카이라운지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1곳은 강남3구와 성동구 등 이른바 한강벨트 핵심 지역에 집중됐다. 상층부 특화 설계가 수요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미 입주를 마친 단지 가운데서는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와 ‘아크로 리버파크’가 스카이라운지를 통해 대표적인 고급 주거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 역시 최상층에 스카이라운지를 배치해 서울 도심의 조망을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최상층 특화 전략의 또 다른 축은 펜트하우스다. 일반 가구와 비교해 넓은 전용면적과 개방감 있는 조망을 갖춘 펜트하우스는 단지 내에서도 극소수만 공급된다. 전용 테라스나 개인 정원 등 차별화된 설계가 더해지면서 상위 주거 수요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펜트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희소성이다. 공급 물량이 제한적인 만큼 가격 형성에서도 독자적인 흐름을 보인다. 고가 거래 사례는 단지 전체의 평균 시세를 끌어올리는 효과로 이어지며, 최고급 주거지라는 인식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최고가 아파트 거래 역시 펜트하우스에서 나왔다.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펜트하우스(전용 273㎡)는 지난 6월 290억원에 거래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반포와 청담 등 강남권 주요 지역에서도 100억원을 웃도는 펜트하우스 거래가 이어지며 상층부 주거 공간의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다.

연내 분양을 앞둔 신규 단지들도 최상층 활용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GS건설이 시공하고 위본이 시행하는 ‘수지자이 에디시온’은 12월 분양 예정이다. 총 480가구 규모로, 아파트 상층부에는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 북카페 등으로 구성된 커뮤니티 공간이 들어선다. 전용 144㎡와 155㎡ 타입은 펜트하우스로 설계됐다.

수지자이 에디시온 조감도./GS건설
수지자이 에디시온 조감도./GS건설


단지는 신분당선 동천역과 수지구청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입지에 자리 잡았다. 판교와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분당·수지 일대에 신축 아파트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실수요자의 관심도 적지 않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수요자들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해당 단지에서만 누릴 수 있는 상징성과 경험을 중시한다”며 “최상층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입주민 모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단지를 구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상층부를 활용해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나 펜트하우스를 조성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거 공간의 기능적 만족도를 넘어, 심리적 만족과 상징적 가치를 중시하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고가 주택일수록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상징성과 인식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최상층 커뮤니티와 펜트하우스는 단지의 차별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로, 이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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