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주택가와 교차로, 어린이보호구역 등 일상적인 도로 환경에서 중과실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운전자들의 법적 책임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횡단보도 사고, 제한속도 20km 초과 과속,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운전 의무 위반 등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법규 위반이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는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더라도 수사와 재판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일반적인 교통사고가 피해자의 처벌 의사에 따라 ‘반의사불벌죄’로 종결되는 것과 달리, 12대 중과실 사고는 예외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12대 중과실 사고가 곧바로 형사사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규 위반 행위가 있었더라도 피해자가 경미한 찰과상 등으로 실제 피해가 거의 없다고 평가될 수 있는 경우나, 형사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입건이나 기소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사건이 종결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결국 사고의 경위와 피해 결과, 합의 시점과 내용에 따라 형사책임의 성립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기관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구조 자체는 변함이 없다. 운전자는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면허정지·취소 등 행정처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동시에 부담할 수 있어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나 음주운전·무면허운전이 결합된 사고는 처벌 수위가 더욱 높아진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3세 미만 아동이 다치거나 사망한 경우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실형 선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음주운전 사고 역시 반복 전력이나 피해 결과에 따라 중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변호사협회 교통사고 전문 김묘연 변호사는 “12대 중과실 사고는 형식적인 법규 위반 여부만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피해의 정도와 사고 전후 정황, 초기 대응 과정이 처벌 수위를 좌우한다”며 “사고 직후 진술이나 대응 방향에 따라 형사사건화 여부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보험 처리만 믿고 대응을 늦추는 것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교통사고 발생 직후 현장을 이탈하거나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사고 후 미조치나 도주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경미한 사고로 시작된 사안이 중대한 형사사건으로 확대될 수 있다.
또한 교통사고는 형사책임에 그치지 않고 행정·민사 책임이 동시에 문제 된다. 면허 처분으로 인한 생계 문제나, 피해자가 중상해 또는 장해를 입은 경우 장기간의 손해배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험 처리가 종료됐다고 해서 모든 법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12대 중과실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현장 기록 확보, 블랙박스 영상 보존, 목격자 진술 정리 등 기초적인 증거 확보와 함께 경찰 조사 단계에서의 진술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실관계 파악과 초기 대응이 미흡할 경우, 경미한 사고임에도 불리한 법적 평가가 고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12대 중과실 교통사고는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을 넘어 형사책임이 수반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평소의 주의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미 사고가 발생했다면 법적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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