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HDC가 HDC아이파크몰에게 임대 보증금 명목으로 약 360억 원을 무상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71억3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HDC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의사결정 과정에 정몽규 회장이 개인적으로 관여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아 개인 고발은 제외됐다.
사건의 발단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용산 민자역사 운영사인 아이파크몰은 개장 초기 낮은 입점률로 인해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05년 기준 영업손실 61억 원, 당기순손실은 215억 원에 달했다. 밀린 공사대금만 960억 원이 넘었다. 경영 위기를 넘기기 위해 사업 구조를 전환하려 했으나 재무 상태가 최악인 상황에서 자체 자금 조달은 불가능했다.
이때 HDC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HDC는 2006년 아이파크몰과 보증금 360억 원의 임대차 계약을 맺는 동시에 매장 운영권을 다시 위임받는 일괄 거래를 체결했다. 겉으로는 평범한 계약처럼 보였다. 하지만 공정위의 시각은 달랐다. HDC가 낸 임대료와 아이파크몰이 준 위임료를 서로 상계 처리하면서, 실제 아이파크몰이 부담한 사용수익이 연평균 0.3%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HDC 측은 즉각 유감을 표하며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당시 용산 민자역사는 대규모 공실로 폐점 위기였다. 투자 손실로 생존권을 위협받던 상가 수분양자들이 관리비 면제와 위탁 경영을 강력히 요구했다. HDC는 이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3,000여 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목적이었지, 계열사에게 경제적 이득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HDC는 특히 민자역사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도사업법에 따른 역사 개발사업은 30년 임대 수익으로 사업비를 충당하는 구조다. 애초에 진출입이 자유로운 경쟁 시장이 아니어서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했다는 공정위의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만약 당시 공실을 방치했다면 수천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HDC 관계자는 "상생을 위한 합리적인 경영 판단이 부당지원으로 몰려 매우 안타깝다"며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해당 거래가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었음을 명확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엄격한 법 집행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며 향후 행정 소송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