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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무혐의, 상대방의 일방적 진술 속 모순을 입증하는 법

김민혁 기자

입력 2026-07-19 09:00

사진=김명희 변호사
사진=김명희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직장 내 회식 자리나 지인들과의 술자리 이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CCTV도 없고 목격자도 없는데 대체 무엇으로 입증하느냐"이다. 아무런 물증이 없으니 당연히 무혐의 처분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며 수사기관의 연락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범죄 수사의 특수성을 모른다면 이는 매우 위험한 착각이다. 성추행 사건은 특성상 단둘이 있는 은밀한 공간이나 혼잡한 장소에서 발생하기에, 사법당국은 원래부터 물증이 없다는 전제하에 수사를 시작한다. 즉,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다른 증거가 전혀 없더라도 유죄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 물증이 없다고 방심하다가는 본인의 무고함을 증명하기도 전에 기소되어 재판에 넘겨지는 혹독한 현실을 맞닥뜨리게 된다.

피해자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는 상황에서 억울한 누명을 벗고 강제추행무혐의 처분을 받아내려면 상대방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검찰과 법원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평가할 때 들여다보는 핵심 지표는 '일관성'과 '상식 부합 여부'다.

사건 당시 두 사람의 구체적인 동선과 신체 접촉의 강도, 사건 직전과 직후에 나눈 대화나 모바일 메시지의 뉘앙스,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시점 이후 피해자가 보인 행동의 자연스러움 중 단 하나라도 객관적인 사실관계나 상식적인 행동 패턴과 어긋난다면, 검사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보아 무혐의 결정을 내린다. 즉, 나의 무고함을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보다 상대방 주장의 모순점을 논리적으로 쪼개어 수사관에게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건 전후의 객관적 정황 재구성이 필요하다. 강제적인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시간 전후로 주고받은 일상적인 메시지, 사건 당일 함께 결제한 카드 내역, 이동 경로의 타임라인을 촘촘히 엮어야 한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심각한 공포와 혐오감을 느꼈다고 주장하면서도 사건 직후 피의자에게 다정한 이모티콘을 보내며 감사 인사를 전했거나 며칠 뒤 먼저 사적인 만남을 제안한 정황이 디지털 포렌식으로 밝혀진다면 진술의 신빙성은 급격히 무너진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러한 증거들을 첫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정리해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준비 없이 조사에 임했다가 횡설수설하며 수사관의 유도신문에 말려들 경우, 사후에 아무리 좋은 증거를 가져와도 이미 작성된 조서의 뉘앙스를 뒤집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로엘 법무법인 김명희 대표변호사는 “강제추행무혐의는 단순히 억울하다는 눈물 섞인 호소나 "증거가 있느냐"는 반문으로 쟁취할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 상대방의 진술서를 입수하거나 조사 과정에서 나온 질문들을 토대로 상대방이 묘사한 범행 구도와 실제 물리적 공간의 불일치를 찾아내는 등 고도의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bp_kmh@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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