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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 임대인이 계약 거절 먼저 밝혔다면 신규임차인 주선 없어도 배상 가능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8-24 13:12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상가 권리금 회수 분쟁에서는 신규임차인을 실제로 주선했는지가 손해배상 책임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지만, 임대인이 처음부터 계약을 거절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면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권리금 회수 방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했는데도 임대인이 계약 체결을 거절하거나 방해했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24일 설명했다.

다만 임대인이 애초에 누구와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밝혔다면 실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가 배제되지는 않는다는 게 대법원 판례의 취지라고 덧붙였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현저히 높은 차임·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등이 대표적인 방해 유형이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권리금은 상가 입지에 대한 바닥권리금, 단골·거래처 등 영업 가치에 대한 영업권리금, 인테리어·설비에 대한 시설권리금 등으로 구분된다. 권리금 계약은 기존 임차인과 신규임차인 사이에 체결되기 때문에 임대인이 권리금을 직접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은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부당하게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신규임차인 주선 없이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지는 임대인의 거절 의사가 얼마나 명확했는지가 중요하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 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정적으로 표시한 경우 임차인에게 별도의 주선을 요구하는 것은 무의미한 절차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 10년이 지난 임대차도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대상에서 곧바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7다225312 판결에서도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지난 경우와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를 별개의 문제로 판단했다.

손해배상액에도 한도가 있다. 신규임차인이 기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 권리금 가운데 낮은 금액을 넘을 수 없다. 권리금 액수를 둘러싼 분쟁에서는 감정평가를 통해 임대차 종료 당시 가치를 산정하는 경우가 많다.

청구권은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 반대로 임차인에게 차임 3기분 연체 등 법에서 정한 계약갱신 거절 사유가 있다면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가 제한될 수 있다.

분쟁을 줄이려면 신규임차인 주선 과정과 임대인의 답변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신규임차인을 물색하고, 보증금 지급 능력과 인적 사항 등을 임대인에게 알리면서 임대차계약 체결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문자메시지나 내용증명 등으로 확보하는 방식이다.

엄 변호사는 "임대인의 거절 의사가 명백하지 않은 사안이라면 원칙으로 돌아가 신규임차인을 주선하고 그 과정을 문자메시지나 내용증명 등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하다"며 "반대로 임대인의 거절 발언이나 재건축 계획 통보 역시 나중에 방해행위를 입증할 핵심 증거가 되는 만큼 관련 자료를 확보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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