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커다란 캐리어에 백팩을 메고 땀을 뻘뻘 흘리며 길고 높은 계단을 올라선 종우. 올려다보는 시선의 끝엔 ‘에덴 고시원’이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서울 사는 사람이 아닌가 봐?”라고 물어보는 고시원 주인 엄복순에게 종우가 “지방에서 올라왔어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라며 꾸벅 인사를 하자, 복순은 “아니야. 내가 잘 부탁해야지”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어두운 복도에서 자신을 응시하는 홍남복에게 “뭘 쳐다봐요?”라고 쏘아붙이는 종우의 표정과 말투에서 그가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종우를 응시하던 홍남복이 등 뒤로 흉기를 움켜잡고 있음이 포착돼 보는 이를 몸서리치게 만들었다.
제 양 뺨을 스스로 때리는 변득종과 종우에게 상냥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던 것과는 또 다른 엄복순의 알 수 없는 표정, 땅에 무언가를 파묻는 행위 등은 에덴에서의 지옥을 맛보는 듯한 순간을 선사한다.
영상 말미에 등장한 치과의사 서문조는 낡고 허름한 이곳 분위기와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존재로 시선을 잡아끈다.
“여기 이제 정말 좋은 청년들만 남았어”라는 엄복순의 내레이션 위로 마주 선 종우와 서문조. 살짝 놀란 종우를 옅은 미소로 바라보는 서문조의 표정에서 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기대케 한다.
무엇보다도 소리를 지르며 누군가를 향해 달려드는 종우의 엔딩은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증을 폭발시키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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